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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 읽기]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한국 문학의 쾌거" 일제히 찬사

"한국 문학 시장 규모 전에 없던 성장 및 국제화 될 것" (조선일보)
"한국 문학, 작품성 뛰어나지만 부족한 번역 인프라 탓에 빛 못 봐" (동아일보)
"작가의 고투가 세계인의 보편적 공감을 끌어낸 성취로 평가"(경향신문)

 

한국 최초로 소설가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언론들은 일제히 “한국 문학의 쾌거”라고 축하하며 “한국 문학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선일보는 11일 <한강 노벨문학상, 한국 문화의 새 역사>라는 사설을 통해 “한·중·일 동아시아 3국 가운데 유일하게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 나라에서도 벗어났다”며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높은 수준을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통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한 작가 개인의 영예일 뿐 아니라 국가적 쾌거”라고 밝혔다. 

 

이어 “한 작가 자신의 문학적 역량이 가장 크게 작용했겠지만, 한국을 노벨문학상 수상 국가 반열에 올리기 위해 한국문학번역원과 대산문화재단 등이 번역 지원을 통해 우리 문학을 꾸준히 세계에 알려온 공도 컸다”고 덧붙였다.

 

사설은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문화 강국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문학 작품을 읽고자 하는 세계 각국 문학 독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 문학 시장의 규모를 전에 없이 키우고, 한국 문학 국제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아일보도 이날 <“강렬한 시적 산문”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사설에서 "한 작가는 1987년 47세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러시아 출생 미국인 조지프 브로드스키 이후 역대 가장 젊은 수상자”라며 “그가 작가로는 이른 나이에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그의 소설이 문화의 벽을 뛰어넘어 독자들에게 신선하되 보편적인 체험을 선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한국 문학이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만큼 세계 독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부족한 번역 인프라 탓이 크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번역 부문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 K문학 도약의 계기 삼아야>라는 사설을 통해 “극단적인 섭생 거부를 통해 인류의 육식 문명을 비판한 『채식주의자』, 광주의 아픔과 정면 대결한 2014년 장편 『소년이 온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까지,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소설의 재료로 삼아 왔다”며 “한 작가의 이번 수상은 변방의 한국 문화가 세계로부터 당당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원작이 아무리 뛰어나도 한국어 작품의 미묘한 뉘앙스와 의미를 살려주는 좋은 번역이 없다면 이런 평가를 받기 힘들다”면서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려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은 빈약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외국인 번역가를 대상으로 한국문학번역원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는 법안을 지난해 초 국회에 상정했으나 무관심 속에 자동 폐기됐다”며 “국회와 관계 당국의 전향적 검토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한국 문학의 기념비적 쾌거>라는 사설을 통해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사회적 비극을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인간의 아픔을 문학 언어로 승화시켜온 작가의 고투가 세계인의 보편적 공감을 끌어낸 성취로 평가된다”고 했다.

 

사설은 “한 작가가 9년간 고통스럽게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4·3항쟁이 배경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수상의 큰 부분으로 보인다”며 “죽음·폭력 등 역사 속 인간의 문제를 시적 문체로 풀어낸 그의 작품 세계가 단순히 한국 사회만이 아닌 인류의 문제로 보편성을 획득한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가 불온한 전쟁의 시대로 끌려가는 오늘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주는 울림은 그래서 크다”며 “역사가 인간에게 올 때 일어나는 온갖 어리석음과 병적 ‘비극’들에 대한 경고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도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한국 문학의 경이로운 쾌거>라는 사설에서 스웨덴 한림원이 한 작가를 노벨문학상 선정의 이유를 인용하며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부커상을 한국인 최초로 받았던 ‘채식주의자’부터, 5·18 광주가 우리에게 무엇이었는지를 집요하게 묻는 ‘소년이 온다’까지 한 작가가 파고들었던 문학의 본질에 합당한 심사평”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한국시각)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 작가를 선정하며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한 작가는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