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12년 만에 보수우파 진영 후보 단일화가 성공함에 따라, 과연 이번에는 서울 교육감 직의 진영 교체가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여론조사로는 좌파(진보) 진영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지만, 역대 선거 결과는 보수 진영이 우위였다. 또 현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높다고는 하나, 교육감 선거에선 정당 추천이 없어 정권 심판론이 개입될 여지는 적어 보인다.
서울시교육감 보수 후보 단일화는 2012년 보궐선거 때 문용린 전 교육감이 추대된 후 12년 만이다. 주인공은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다. 2014년 선거에선 문용린 후보와 함께 고승덕 후보가 독자 출마해 보수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조희연 전 교육감이 승리해 내리 3선을 했다. 3번의 선거에서 모두 보수 진영은 후보가 난립했다.
조 전 의원은 "그동안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던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번에는 극적으로 성공했다. 그만큼 서울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크다는 방증"이라며 "무너지고 망가진 서울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좌파 진영에선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 위원장을 지낸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다만 보수우파 진영은 윤호상 전 서울미술학교 교장, 김영배 성결대 교수 등이, 그리고 좌파 진영은 방현석 중앙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 조기숙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이 독자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여론조사는 좌파 우위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이번 교육감 선거 투표 방향 등을 조사한 결과 43.0%가 '진보진영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보수진영 후보에 투표하겠다' 응답률은 32.5%로 오차범위 밖인 10.5%포인트 차이였다. '그외 다른 후보'는 5.1%, '없다'는 7.5%, '모름'은 11.9%로 집계됐다.(조사방법: 무선ARS(휴대전화가상번호))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의뢰로 8~9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무선ARS(휴대전화 가상번호) 95% 신뢰수준에 ±3.5%p)에서도 교육감 성향 선호도를 물은 결과 '보수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24.2%로 '진보를 선호한다(34.4%)'는 답변이 10.2%p 높았다. '중도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23.9%였다.
이같은 여론조사는 역대 선거결과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지난 2022년 선거에선 중도보수진영 후보(조전혁 23.49%, 박선영 23.1%, 조영달 6.63%, 윤호상 5.34%)의 총 득표율은 58.56%, 좌파 진영 후보(조희연 38.1%, 최보선 3.3%) 득표율인 41.4%를 17%p 앞섰다. 앞서 2018년 선거에선 박선영 후보 36.15%, 조영달 후보 17.26%, 조희연 후보 46.59%로 역시 중도보수 진영이 53%가 넘었다. 2014년 선거에서도 문용린 후보 30.65%, 고승덕 후보 24.25%로 중도보수 진영의 후보 총 득표율이 54%가 넘었다. 당시 조희연 후보는 39.08% 득표율로 서울교육감에 당선됐다.
이와 관련해 최병묵 정치평론가는 “정당공천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많은 중도층은 ‘조전혁’이냐 ‘정근식’이냐 두 사람의 이름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지난 10년간 선거가 모두 보수 우위였는데 이번에도 흐름이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