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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TG 칼럼] 미국 대선을 똑바로 알려면 한국 언론을 걸러야 하는 이유

친민주당 CNN이 605명 대상으로 문자 메시지 조사한 결과를 들고 나와 '해리스가 이겼다'는 건 망상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이춘근 박사는 “한국 언론을 봐서는 세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 수가 없다”라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토로한 적이 있다. 특히 미국 대선 보도와 관련된 얘기다. 한국 언론은 보수/좌파를 막론하고 진작부터 트럼프를 괴짜로 매도했다.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서 한국 언론은 일제히 힐러리 클린턴 후보 당선을 전망했다가 속절없이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린다. 현재 진행되는 미국 대선에서도 해리스(그전에는 바이든)가 트럼프를 이기고 있다는 여론조사를 대문짝만하게 보도한다. 이춘근 박사는 이런 식의 한국 언론 보도가 미국의 현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한 것이다. 

 

12일 아침 한국 언론은, 신문과 방송을 막론하고 모두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토론에서 이겼다”고 도배했다. 전날 진행된 ABC 방송사 토론 대결에서 해리스가 잘했다는 것이다. 근거는 미국 CNN 여론조사인데, 토론 직후 해리스가 트럼프를 63 대 37로 이겼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어쩌나.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직 시절부터 ‘가짜뉴스’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던 언론사다. 트럼프의 이 주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CNN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민주당 언론이다. 

 

CNN은 이 여론조사 결과를 내기 위해 ‘토론을 봤다’고 응답한 605명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 605명이 얼마나 고르게 미국 전역에 걸쳐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공화당 지지자들이 즐겨보는 방송사 뉴스맥스(Newsmax) 조사는 어땠을까. 트럼프가 해리스를 93대 6으로 눌렀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는 "해리스가 많은 사람들의 예상보다 잘했다(exceeded most people's expectations)"고 '칭찬'을 했다. 한국 언론은 이걸 들어서 ‘머스크마저 해리스 승리 인정’이란 식으로 보도한다. 그런데 영어 표현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저게 칭찬인가? 저 영어에 다 들어 있다. 해리스는 말주변이 없고 말실수를 남발하는 정치인으로 정가에서 이미 소문이 나 있었다. 머스크는 해리스가 이번 토론에선 ‘걱정했던 것보다는 나았다’고 냉정하게 평가를 한 것에 불과하다.

 

이번 대선에서 미국 민주당은 열세에 몰려 있다. 이게 미국의 실제다. 바이든 대통령 하의 세금 폭탄, 고물가 때문에 서민들의 생활고가 너무 깊어졌기 때문이다. 11일 트럼프가 말끝마다 "부통령인 당신은 뭐했냐"고 물고늘어진 게 이 때문이다. 해리스는 이 공격을 피하기 위해 “나는 바이든이 아니고 트럼프도 아니다”라고 했는데, 과연 바이든과 해리스는 다를 거라고 기대하는 미국 국민이 몇이나 될까. 한국 언론은 이런 보도는 하지 않는다. 

 

트럼프는 해리스와 다음 토론을 할 것인가에 대해선 썩 내켜하지 않았다. 이걸 보고 한국 언론은 토론에서 진 트럼프가 ‘쫄았다’고 전한다. 그렇지 않다. 트럼프는 해리스와 투샷이 싫은 것이다. 해리스 ‘따위’와 같은 링에 서는 게 격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압도하는 형국인데, 굳이 토론을 해서 감점을 자초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이미 진작부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이들은 해리스의 등판에 전혀 놀라지 않았고, 해리스 등판과 동시에 더욱 승리가 굳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가 좋든 해리스가 좋든, 우리나라도 아니고 남의 나라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를 가지고 따질 일은 없다. 그런데 언론은 달라야 하지 않나? 남의 나라 선거를 중립적으로 보도하진 못할 망정, 무려 605명 대상 CNN 여론조사를 가지고 와서 해리스가 이겼다고 도배질 한 12일자 조간을 보면 처량하기 짝이 없다.
 

트루스가디언 편집장 송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