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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TG 칼럼] 계엄? 정치인 이재명의 말을 아직도 믿는 국민이 있나

무려 대선후보 시절에 "존경하는 박근혜,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
이런 말을 농담처럼 뱉는 정치인의 말을 여전히 믿는가
"계엄 한다 했더니 진짜 계엄하는 줄 알더라" 이럴지도

처음엔 눈을 의심했다. 잔뜩 경계심을 가지고 기사를 읽었다. 분명 조회수 뻥튀기하려 저런 제목을 뽑았을 것이란 의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진짜였다. “박근혜 존경한다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는 그 발언 얘기다. 소름이 돋았다. 정치인 이재명은 무려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서울대 학생들을 앞에 두고 진짜 저 말을 했다. “말의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그러니까 자신이 무슨 말을 하든 문자가 아니라 그 말의 ‘맥락’을 보란 뜻이었다. 이런 말을 당시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진짜로 했다. 

 

온 국민이 작두를 타란 거군. 대장동 발 쓰나미가 이재명 후보를 향해 몰려올 때 스스로를 보호하려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이라고 거짓 방파제를 치는 건 봐줄 수 있었다. 이재명이 거짓말을 했다, 그걸 밝혀내는 게 언론의 책무였기 때문이다. 원래 기자는 기삿거리가 많이 나오는 정치인을 은근히 좋아한다. 그래서 자연인의 양심으론 ‘저런 거짓말쟁이’라고 욕했지만, 곧 탄로날 거짓말을 쫓아가는 기사를 쓰는 게 나쁘지 않았다. 물론 ‘윤석열 검사가 대장동 브로커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김만배-신학림 조작 인터뷰가 터져 나왔을 땐, 화를 참기가 어려웠지만.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거라고 이재명 대표는 말했다. 맥락을 봐야겠지? 그런데 그 ‘맥락’은 이재명 본인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맥락이다. “계엄 할 거라 했더니 진짜 계엄하는 줄 알더라”. 이 대표는 속으로 이러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쟁이 터져 비상 계엄이 선포되면 ‘거봐라 진짜 계엄했잖아’ 이럴지도 모른다. 정치인 이재명이 하는 말은 모두 맥락을 봐야 한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따라가선 안 된다. 그런데 좋게 말해 ‘맥락’을 보라는 것일 뿐, 실제론 말 따위는 언제든 뒤집어 버리면 그만이란 게 정치인 이재명의 ‘존경하는 박근혜’ 발언이다. 

 

그래서 궁금하다. 정치인 이재명이 하는 말을 아직도 믿는 국민이 있는지.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란 말을 해프닝 정도로 보는지. 이재명의 팬들은 혹시, 청혼했더니 진짜 결혼하려는 줄 알더라, 한잔 하자고 했더니 진짜 같이 뭘 먹자는 줄 알더라, 채용하겠다 했더니 진짜 뽑아주는 줄 알더라, 이러고 사는지 정말 궁금하다. 아니면 그까짓 계엄쯤이야 한다고 했다가 만다고 했다가 그래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지?
 

트루스가디언 편집장 송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