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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 읽기] '의·정 갈등'에 ‘윤·한 갈등’까지… "대통령과 여당대표 협의 안하나" 회초리

“윤·한 갈등 몇 번째인지 모를 지경… ‘콩가루 집안’이라 해도 무리 아냐“(조선)
“대통령실의 ‘외골수’ 태도 문제… 내부 힘겨루기 노출은 국민에게 실망만 안길 뿐”(동아)
“당정이 머리 맞대는 게 급선무… 언제까지 ‘응급실 뺑뺑이’ 돌아야 하나”(중앙)

 

대통령실이 30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만찬이 추석 이후로 연기한다고 28일 발표했다.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이 거부한 게 공개된 영향으로 만찬이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언론은 “‘콩가루 집안’” “국민이 언제까지 ‘응급실 뺑뺑이’ 상황을 견뎌야 하나” “‘소통 제로’에 가까운 비정상 수준” 등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협의회가 끝난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이 유예 안을 거부하자 한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2025년에는 입시요강으로 발표된 증원을 시행하되, 2026년에는 2025년에 수업 미비로 인한 3000명의 증원분까지 합한 7500명을 한 학년에서 교육해야 한다”며 “이처럼 무리한 상황을 감안하여 증원을 1년간 유예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좋겠다”고 게시했다.

 

조선일보는 29일 <의료 사태 놓고 또 충돌, 尹·韓은 '협의'는 안 하기로 작정했나>라는 사설을 통해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주요 현안마다 정면 충돌하는 것이 몇 번째인지 모를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대통령실과 한 대표의 갈등 과정을 언급하며 “곧바로 감정 싸움으로 들어갔다. ‘콩가루 집안’이라는 말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한 대표는 당대표 선출 뒤 ‘내 목표는 윤 정부의 성공’이라고 했고, 윤 대통령은 ‘우리는 운명 공동체’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소통과 협의 없이 자기 목소리만 낸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사람들도 아닌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마치 ‘협의’와 ‘타협’ ‘존중’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한다”며 “이래서 2년 9개월 남은 임기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도 <내년 인턴 3000명 줄고 의대생 2.5배 급증… 답 없는 정부>라는 사설에서 “당정 간 협의 내용을 한 대표가 공개한 것도 적절해 보이진 않지만, 여당 대표의 중재안마저 거부한 채 ‘국민 생명 직결 사안에 굴복하면 정상적 나라가 아니다’라는 대통령실의 ‘외골수’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정부·여당이 야당, 의료계와 만나 해결책을 강구해도 모자랄 판에 내부 힘겨루기와 자중지란 양상을 노출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길 뿐”이라며 “국정 현안들이 두 사람 관계와 뒤엉켜 더욱 꼬이는 상황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중앙일보는 <윤·한 갈등 자제하고 의료 현장 해법 머리 맞대길>이라는 사설을 통해 “국정의 양대 축인 대통령실과 여당 간 소통이 이렇게까지 꽉 막혀 있을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라며 “의·정 갈등이 반년을 넘기면서 응급의료 현장은 그야말로 붕괴 직전”이라고 우려했다. 

 

사설은 “한 대표가 엇박자를 자초한 연유는 그것대로 따지되 중재안은 중재안대로 당정이 머리를 맞대는 게 급선무”라며 “국민이 언제까지 ‘응급실 뺑뺑이’를 도는 상황을 견뎌야 한다는 말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불가피한 대안’이라고 호응한 만큼 여·야·정 협의로도 이어지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감정싸움이나 벌일 땐가>라는 사설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사이가 ‘소통 제로’에 가까운 비정상 수준이라는 사실이 새삼 드러났다”며 “응급실 위기는 추석 연휴 기간에 더욱 커질 우려도 있다”고 했다.

 

사설은 “윤 대통령은 여당에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당이 전하는 민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한 대표 또한 전당대회 때 약속한 ‘수평적 당정 관계’ ‘국민 눈높이’를 대통령실과 정부를 상대로 관철해내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