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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여성이 남성보다 덜 쓴다… '굿 걸' 강박 때문일수도 [외신 Pick]

美시카고 대학-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 저널리즘 등 11개 직업군 조사
남자 교사의 절반이 업무 때 챗GPT 썼지만, 여자 교사는 3분의 1만 써
조사 대상 모든 직업군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챗GPT 많이 쓰는 걸로
대학생 대상 조사에선 성적 우수한 여학생일수록 챗GPT 덜 썼다
“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스스로 해야 하며, 속여선 안 된다”는 강박 탓?

 

직장 업무와 학업에서도 인공지능(AI) 쓰임새가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여성이 남성보다 챗GPT를 덜 활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상 AI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 높여주는 걸로 기대돼 여성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걸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로 AI를 많이 사용할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는지에 대해선 확실한 자료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과대 해석에 대한 경계도 함께 나온다. 

 

21일(현지시각)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왜 여성들은 AI를 사용하지 않을까?>란 제목의 기사에서, 여성들은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남성보다 챗GPT에 덜 의존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앤더스 험럼 교수와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에밀리 베스터가드 교수는  저널리즘,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 회계, 고객 서비스, 법조인, 마케팅 등을 포함한 11개 직업군에 걸쳐 10만 명의 덴마크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직군들은 챗GPT를 사용하면 근로자들의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대표적인 직군이다.

 

그 결과 조사 대상 모든 직업에서 여성은 같은 산업에서 일하는 남성보다 챗GPT를 덜 사용했다. 예를 들어, 남자 교사의 절반이 업무 때 챗GPT를 썼지만, 여자 교사는 3분의 1만 썼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중에선 남성의 3분의 2가 챗GPT를 사용했고, 여성은 절반 이하였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그 이유로 일부 여성의 자신감 부족을 원인으로 짚었다. 따라서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AI를 사용하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 다른 연구에선 여학생의 경우 성적이 우수할수록 챗GPT에 덜 의존하는 걸로 조사됐다.  핀란드 알토 대학의 다니엘 카르바할 교수와 노르웨이 경제대학(NHH)의 시리 이삭손 교수가 NHH 학생 4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 연구에서도 성별 간 차이가 나타났는데,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챗GPT 사용도가 전체적으로 18% 낮았다. 그런데 입학 등급을 5등급으로 나눠 분석해 본 결과, 가장 낮은 4~5등급에선 여학생과 남학생의 챗GPT 사용률이 비슷했는데 중간 등급인 3등급에선 여학생의 챗GPT 사용률이 남학생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가장 높은 등급인 1~2등급에서도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크게 떨어졌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두고 이른바 ‘좋은 여자’(Good Girl) 심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즉 “나는 이 고통을 겪어야 하고, 스스로 해야 하며, 속여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란 것이다. 실제 연구자들은 “교수님이 챗GPT를 못 쓰게 해도 쓰겠는가”라고 물었는데, 성적이 우수한 여학생일수록 “쓰지 않겠다”는 답변 비율이 높았다. 

 

다만 이것이 여성이 남성보다 AI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인터넷 확산 초기에도 남성이 여성보다 인터넷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다니엘 리 교수는 “이 연구들이 남성이 더 나은 성과를 낼지를 실제로 보여주지 않는다”며 “현재 챗GPT 기술은 디지털 장난감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의미를 절하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