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조원 규모 체코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를 따낸 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상업용 원전을 최초로 건설한 원전의 본산지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안 장관은 이번 쾌거가 "민관 그리고 산자부뿐 아니라 모든 정부부처가 힘을 합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안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원전 수주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은 “최대 4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라며 “팀 코리아는 1000메가와트급 대형원전의 설계부터 구매·건설·시운전·핵연료까지 일괄 공급하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 원전 10기 계속 운전 등 그동안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원전 생태계 복원에 더욱 분발하겠다”며 “한국과 체코 모두에 호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계약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원자력 산업 필수 기술력과 국제적인 신뢰 그리고 산업경쟁력은 팀 코리아의 최대 강점이었다”고 강조하며 “원전 예정지 주민들과 진심을 다해 소통하는 팀 코리아를 보면서 두코바니 지역협의회가 앞장서 한국 지지를 선언할 정도로 지역사회와 주민들이 마음을 얻은 것도 큰 힘이 되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우리가 이기겠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는가”란 기자의 질문에 “확신할 수 있는 순간은 끝까지 없었다”면서도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황 사장에 따르면, 체코 산업부 고위직을 만나 원전 관련 설명을 해야 했는데, 이 고위직 인사가 ‘아침 7시에 회의가 있어 6시 반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국측 관계자들은 정해진 날짜에 새벽 5시 반부터 회의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이 고위직이 그날 이후 체코 관계자들에게 ‘한국 사람들 대단하다’고 말했다는 걸 황 사장이 전해 들었다고 한다. 황 사장은 “아, 이제 마음을 조금 사는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산자부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 폐기 등 원전 정책 정상화와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한 정상 차원의 세일즈 외교는 발주국 체코의 신뢰를 이끌어낸 핵심 원동력이었다. 범 정부 차원에서도 전방위적인 지원 활동을 펼쳤다. 코로나19로 중단된 한-체코 직항로를 재개하고 원자력 규제협력 MOU를 체결하는 한편, 금융협력 체계를 마련하고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에 합의하는 등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았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