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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폐지 못하면 한국에 미래는 없어...공감대 만들어 3~4년 내 결과 만들 것” 서채종 상속세폐지범국민운동본부 대표 인터뷰

서 대표, “자본시장 발달을 막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결정적 원인은 상속세”, “상속세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을 억압하는 법”, “상속세 폐지는 장기간 저성장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 될 것”

 ‘부의 대물림’에 민감한 한국 사회에서 상속세 폐지는 논쟁적인 주제다. 특히 재벌 세습에 부정적인 한국적 정서에서 상속세 폐지를 주장하면 상당한 비난을 받을 각오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상속세 폐지를 외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서채종 상속세폐지범국민운동본부 대표다.

 

 서 대표는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농협중앙회에서 근무하며 ‘21세기경제학연구소’에서 경제에 관한 지식을 배우고 토론했다. 그는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주식 투자와 관련해 기업의 가치를 연구하면서 상속세 문제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서 대표는 2020년 ‘21세기경제학연구소’ 부설로 상속세폐지범국민운동본부를 만들어 운영하다 퇴직 후 본격 활동을 위해 작년 3월 초 ‘상속세폐지범국민운동본부’를 발족했다. 그는 상속세를 폐지하지 못하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한다.

 

아래는 서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상속세는 우리 경제의 여러 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봅니다.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상속세 때문에 기업이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하면 그때부터 사업 확장이 아니라 상속 문제에 훨씬 많은 신경을 쓴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기업 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대만보다 훨씬 못하죠. 대만의 기업 가치가 1이라고 한다면 0.5, 즉 50% 정도로 밖에 가치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거예요. 실제 자산보다 현재 주가가 더 낮은 거죠."

 

"대주주들은 상속세 때문에 그런 식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거예요. 자본시장 발달을 막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결정적 원인이 상속세입니다. 그리고 자본시장이 발전하지 못하면 그 나라의 경제적 역동성도 그만큼 떨어지는 거죠."

 

"또 가족이라는 공동체 가치에 대한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상속은 가족 공동체 내의 이동 아닙니까? 자식에게 부를 이어주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데 상속세를 물리는 것은 부모님과 자식이 전혀 별개의 사람으로 취급하는 겁니다. 가족공동체란 없다는 생각이죠. 부모들이 열심히 일한 이유의 대부분은 자식을 위한 것 아닐까요? 나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전부인 사람이 열심히 피땀 흘려 일할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이건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을 억압한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아울러 1997년 1월 1일자 상속세및증여세법 제정·개정 이유 중에 ‘개별 재산과세자료의 전산관리체계를 구축하여 고액 재산가의 상속·증여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함’이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국민 개개인 재산을 통제, 감시할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다는 거예요. 이건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정부에서 나를 감시 통제할 수 있다는 뜻도 되잖아요. 이것도 큰 문제라고 봅니다."

 

-상속세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상속세는 원래 소득세와 보완 관계에 있었습니다. 법 제정 당시 징세 시스템이 미비해 소득세 보완 세제로 타당성이 있었지만 군데군데 허점이 많고 누락 가능성이 있었던 소득세 징세 시스템이 완비되고 그 기반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상속세가 더 이상 보완 세제로 존재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상속세를 폐지하면 전체적인 국가의 부를 늘려주고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식시장 활성화도 기대 할 수 있습니다. 현 한국의 주식시장은 일반 주주와 대주주간의 이해가 충돌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는 대주주 입장에선 승계 작업 시 상속세 문제 때문에 주식이 오르지 않고 유지되거나 내려가길 바라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상속세가 폐지된다면 대주주 입장에서도 주식이 오르길 바랄 것이고 일반 주주들도 주식이 오름에 따라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국민연금 고갈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연금 수익률이 1% 증가하면 고갈 시점을 8년 늘릴 수 있습니다. 국내 주식 시장의 수익률을 연 6.62% 추가로 증가시키면 국민연금 전체 수익률이 1% 증가합니다. 만약 상속세를 폐지한다면 한국의 기업가치가 대만기업 정도의 평가를 받는 것은 시간문제라 생각하는데, 이렇게 된다면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주식 수익률은 8년 동안 매년 6.62%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상속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고 하셨는데요?

 

 "상속세를 폐지하지 않으면 대기업이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한국의 특성상 지금과 같은 저성장 상태가 일본보다 더 길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대기업 고용률이 전체 고용률의 14% 수준밖에 안 되는 건 대기업 오너 들이 기업 상속 시 내야 하는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주식시장의 전체 주가가 답보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상속세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상속세를 근시일내 폐지하지 못한다면 저성장 상태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이는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역동성의 부정적인 부분이 두드러질 것이고 심각한 사회 갈등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갈등부터가 장기간 저성장 상태로 인한 부작용이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속세, 증여세 폐지 등과 더불어 전면적인 세제 개편을 이루어 침체된 경제에 터닝포인트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증여세 폐지도 주장하셨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 증여세 시스템은 부모 세대의 경제적 능력을 자식 세대로 이전시키는 경로를 가로막고, 결국 청년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위한 경제적 조건 형성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여세 장벽은 특히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는 계층에게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재력이 넉넉한 부모의 경우 합법적으로 증여세 신고를 거친 후 정상적인 세금을 납부하고 증여를 해도 큰 부담이 없는 반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녀에게 힘들게 증여하는 계층의 경우 세금까지 내라고 하면 아예 증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증여세를 폐지하게 된다면 이러한 부담이 없어질 것이고 그렇다면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완전 폐지가 아닌 완화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율만 낮추게 되면 모든 국민들이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부자들만이 약간의 혜택을 받는 상황이어서 세율을 낮추는 것보다 완전 폐지가 답이라 주장하는 겁니다. 현재 우리는 양도세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그 두 개 세율을 낮추면 양도세를 걷거나 상속세를 걷거나 마찬가지인데 왜 굳이 상속세를 놔둡니까? 그럴 거면 국민들을 평생 감시할 수 있는 상속세 체제를 그대로 놔둘 필요가 없지요."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과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상속세 폐지는 부자 감세란 인식이 강해 활동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40, 50대에서 상속세 폐지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식이 대기업 오너들의 승계 때문에 가격이 내려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들이 상속세 제도 자체를 잘 몰라 벌어지는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오해를 바로잡고 상속세 폐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3년 뒤 대선 혹은 4년 뒤 총선에서 정치적으로 결과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