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14.8℃
  • 맑음강릉 11.4℃
  • 맑음서울 14.1℃
  • 맑음대전 13.8℃
  • 구름조금대구 12.6℃
  • 흐림울산 11.8℃
  • 구름조금광주 12.3℃
  • 구름조금부산 15.5℃
  • 구름많음고창 12.9℃
  • 구름많음제주 12.6℃
  • 맑음강화 12.0℃
  • 맑음보은 12.1℃
  • 맑음금산 13.5℃
  • 구름많음강진군 13.7℃
  • 구름많음경주시 11.7℃
  • 구름많음거제 12.1℃
기상청 제공

논평/칼럼

[오정근칼럼] 윤대통령 면전에서 독재 운운한 이재명의 적반하장과 후안무치

지난 달 29일 이재명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회담에서 이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수용을 요청하고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 정리도 언급해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수용을 압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도 언급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사실 지난 2년은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그런 평가가 많다”며 “특히 어렵게 통과된 법안들에 대해 저희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과도한 거부권 행사, 입법권을 침해하는 시행령 통치, 인사청문회 무력화 같은 이런 조치는 민주공화국의 양대 기둥이라고 할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다라는 그런 마음으로 우리 국민들의 말씀에 귀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우선 대통령의 거부권은 입법권력이 과도할 경우 삼권분립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 중 하나다. 대통령의 거부권마저 행사하지 않으면 자유민주주의의 기초인 삼권분립은 무너지고 입법부를 장악한 권력이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좌지우지하게 된다.

 

독재의 사전적 의미는 민주적인 절차를 부정하고 통치자의 독단으로 행하는 정치로 고대 로마의 체제, 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 따위가 그 전형이라고 되어 있다. 과연 윤정부가 민주적인 절차를 부정하고 대통령 독단으로 정치를 행하고 있는가. 이대표가 인용한 보고서는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리포트 2024’ 보고서다. 여기서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로의 전환이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았다. 연구소는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의 지난해 자유민주주의 지수(LDI)가 0.60으로 179개국 중 4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 보고서에선 LDI는 0.73, 전체 순위는 28위였다. LDI는 각 국가·지역의 선거민주주의, 삼권 분립과 시민자유, 표현의 자유, 평등 등 관련 지수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산출한다. 0~1까지로 1로 갈수록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민주화가 독재화로 전환 중인 국가를 소개하며 그리스, 폴란드, 홍콩, 인도 등과 함께 한국을 꼽았다. 특히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민주화 진전이 끝난 후 5년 이내에 독재화가 진행되는 케이스’로 언급됐다. 보고서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으로 한국의 LDI가 진전됐다고 짚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 후 대통령의 변화가 한국의 지수를 다시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성 평등에 대한 공격, 전임 정권 및 야당을 향한 강압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언론 자유 위축도 언급됐다. 한국은 언론의 대(對) 정부 비판이 위축된 나라 20개국 중 한 곳으로도 지목됐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으로 한국의 LDI가 진전됐다는 분석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적지 않다. 더구나 윤 대통령 취임 후 성 평등에 대한 공격, 전임 정권 및 야당을 향한 강압 조치가 이루어지고 언론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들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문정부는 출범과 더불어 ‘촛불혁명정부’로 자임하며 정부기관은 물론 대부분의 공공기관과 언론기관에 들어선 무소불위의 ‘적폐청산위원회’는 대대적으로 문정부에 적대적인 인사들을 배제했다. 언론기관에는 민주노총산하 노동조합이 인사권은 물론 편성권마저 좌지우지해서 친정부 좌편향 보도만 일삼는 노영방송이 되어 수신료거부운동 까지 일어났다. 심지어 김관진 전 국방장관 등 많은 전정부 고위인사들을 강압적인 수사로 구금해 왔다. 심지어 이재수 기무사령관 등은 목숨을 끊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586 주사파 운동권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장악한 입법부는 물론 사법부도 특정 연구단체 판사들이 장악해 자유민주주의 기본인 삼권분립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심지어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뺀 민주주의로 개헌까지 시도했다 여론의 거센 역풍에 밀려 실패하기도 했다. 검수완박법으로 인해 검찰의 권한이 크게 위축되어 정치범들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대한민국을 무능과 부패로 예약된 범죄도시로 만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러한 문정부의 행태를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유사전체주의’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문정부시절 자행된 자유민주주의 후퇴를 정상화하는 과정을 민주주의의 후퇴로 평가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윤정부 2년 동안 언론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겨우 KBS 정도 정상화되었을 뿐 아직도 언론의 정상화는 요원한 실정인데 이를 언론 자유의 위축으로 평가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나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언급한 '스웨덴 연구기관의 한국 독재화 관련 연구 보고서'가 한국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잘못 서술한 부실한 보고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한경닷컴이 확인한 스웨덴 민주주의 연구소 V-Dem이 발표한 '2024년 민주주의 보고서'에는 한국과 관련한 구체적인 기술이 간단히 약 한 문단가량 담겼다는 것이다. 그나마 그 짧은 내용 안에서도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오류를 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한국을 "민주화에서 독재화(autocratization)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한 곳"으로 꼽은 근거가 "부패 스캔들로 인해 일어난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대통령 탄핵을 끌어내며 지수 상승 계기를 제공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하며 LDI를 이전 수준으로 돌려놓았다"며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성평등에 대해 공격하고, 전임 정권 및 야당을 향해 강압적 조치를 하며 LDI가 다시 후퇴했다"는 정도에 불과했다. 윤 대통령이 '권력 남용'을 언급하면서는 검찰 총장 재직 시 '직무정지 처분에 대한 가처분 신청' 내용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독재 정권 시절 인권 운동가였던 그가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박근혜 정부 이전으로 돌려놓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추켜세웠다. 좌편향된 평가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부실하고 좌편향된 보고서를 인용하며 유사전체주의 문정부 체제에서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는 윤정부에 대해 독재화 진행 운운하면서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고 언급한 것은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이 대표의 독재 언급에 대해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경기 포천·가평)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 “사실상 국정을 포기하라고 협박한 것”이라고 언급하고 “(이 대표가 윤 대통령) 면전에서 스웨덴 연구 기관의 ‘독재화’ 평가를 언급한 부분”은 과연 대통령을 존중하고 있는지 의문점이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