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 졸업생 신분으로 참석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소리를 질러 퇴장당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사전에 소동을 계획하고 이를 대전지역 언론에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신 대변인은 KAIST 학위 수여식에서 1인 피케팅을 진행한다며 취재를 요청하는 취지의 글을 몇몇 대전지역 언론에 전달했다. 신 대변인은 당시 글에서 “윤석열 정부는 현재 법인세·종부세 감세, 각종 부자·기업 제세 감면 등 부자감세 기조를 이어가면서 대대적인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 감축을 단행했다”며 “이에 선후배·동료 과기계인들을 위해 침통한 심정으로 (KAIST) 졸업식장에서 1인 피케팅을 진행하고자 하니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언론인의 많은 취재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신 대변인은 축사를 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생색 내지 말고 R&D(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시라”고 항의했다. 이에 주변에 있던 대통령경호처 요원들은 신 대변인의 입을 막고 팔다리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고, 신 대변인은 경찰에 인계됐다.
과잉 진압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경호처는 경호 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면서 “이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KAIST 학위 수여식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참석자들의 신원 조회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동의를 참석자들에게 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KAIST 학위 수여식 참석을 몰랐을 리 없다고 대학측은 보고 있다.
한 과학계 관계자는 “앞서 지난달 강성희 의원이 경호처 요원들에 의해 밖으로 끌려나갔던 점을 고려할 때 신 대변인도 시위를 하게 되면 끌려나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것”이라며 “학생들을 위한 졸업식에 정치 논리가 개입해 졸업식의 진정한 취지가 퇴색돼 아쉽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KAIST전산학부 석사를 지난해 8월 마쳤다. KAIST관계자는 “8월에는 졸업식을 크게 안해서 그때 졸업자들도 연초 졸업식에 같이 참여하기도 한다”고 했다.
심민섭 기자 darklight_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