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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기득권 내려놓고 물러나라" 김건 신전대협 의장이 구전대협 의장 출신 이인영 의원에게 보내는 편지

대통령 직선제 쟁취 운동 이끈 공적 부정하진 않아. 하지만 구전대협 의장 시절 '양키 침략자' '혁명의 주체는 당-수령-대중' 등 주장도 민주화 운동인가? 구전대협 운동권 세력은 부패한 기득권이 돼 文 정부 비판 대자보 올린 신전대협을 탄압.

 김건 신전대협(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공동의장이 1일 구(舊)전대협 초대회장 출신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를 통해 “민주화 이후에 진행된 민주화 운동과 학생 운동을 민주화 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겠냐”면서 “부패한 기득권을 그만 내려놓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김 의장은 1997년 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해 신전대협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의원(64년생)과는 33년 차이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항동 푸른수목원 카페 그리니치에서 열린 ‘타락한 운동권 정치 청산을 위한 사회운동활동가 원탁회의’에서 편지를 공개 낭독했다. 이 원탁회의는 주대환 통합과전환 의장,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 등이 매주 1회 타락한 운동권 정치의 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실행하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모임이다.

 

 김 의장은 편지에서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대통령 직선제 쟁취를 위한 학생운동을 이끈 공적을 부정하지는 않겠다”면서 “그러나 6.29 선언이 발표된 이후에도 (선배님은) NL 성향의 구전대협을 결성, 학생운동을 이어나갔다. 이것을 민주화 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김 의장은 “구전대협 발족 선언문에는 ‘외세배격’ ‘자주 평화 통일’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 등의 내용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민주화 운동이냐”고 질문을 던진 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배님께서는 부풀려진 경력을 토대로, 자격과 함량이 부족한 상태로,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에 따라 정계에 입문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구전대협 초대의장 시절 1987년 9월 발표 문건에 ‘양키 침략자’ ‘이승만 괴뢰 정권’ ‘혁명의 주체는 수령-당-대중’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 대해, 선배님께서는 ‘그 당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며 내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고 했는데 (이는) 무책임한 면피성 핑계"라고 했다.

 

 김 의장은 “구전대협은 NL 정파인 것이 명확한데 변명이 사실이라면, 리더로서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면서 “그런 무책임한 리더십으로 4선 국회의원, (문재인 정부 때) 여당 원내대표, 통일부 장관을 지낸 것이냐”고 물었다.

 

김 의장은 “신전대협은 2018년 선배님을 포함한 운동권 세력의 문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창립됐다”면서 “구전대협 운동권 세력은 부패한 기득권이 되어 저희를 탄압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다고 경찰 수사를 받았고 공수처 검찰 경찰에서 민간인을 수백만건 이상 사찰했을 때 대자보를 붙이거나 독서 모임을 했던 학생들의 통신 자료도 예외없이 사찰당했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은 사례를 들었다.

 

김 의장은 “(이런 일들이) 21세기에 일어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면서 “퇴행한 국가와 무너진 질서를 되돌려 놓으라는 요구까지는 하지 않겠다. 그것은 저희가 하겠다”고 끝을 맺었다.

 

<아래는 편지 전문>

 

이인영 구전대협 초대 의장께 드리는 편지

 

안녕하십니까. 신전대협 3기 공동의장 김건입니다.

 

구전대협의 초대 의장이셨으니만큼, 선배님이라 부르겠습니다.

 

이인영 선배님.

 

선배님께서는 86세대, NL 운동권의 지도부였고, 그 공적을 인정받아 바로 이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16년간 지냈고, 통일부 장관도 지내셨습니다.

 

맞습니다. 1987년에는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으로서 대통령 직선제 쟁취를 위한 학생운동을 이끄셨습니다. 그 공적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6.29 선언이 발표된 이후에도 NL 성향의 구전대협을 결성, 학생운동을 이어 나갔습니다.

 

민주화 이후에 진행된 민주화 운동, 학생운동.

 

이것을 민주화 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구전대협의 발족 선언문에는 ‘외세 배격’, ‘자주 평화 통일’,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 등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이것이 학생운동입니까? 민주화 운동입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배님께서는, 부풀려진 경력을 토대로, 자격과 함량이 부족한 상태로, 김대중 대통령의 ‘젊은 피 수혈론’에 따라 정계에 입문하셨을 뿐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전대협 초대 의장 시절, 1987년 9월 “동지여 전진! 동지여 투쟁!”이라는 제목의 구전대협 발표 문건에는 ‘양키 침략자’, ‘이승만 괴뢰 정권’, ‘혁명의 주체는 수령-당-대중’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선배님께서는 “그 당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며, 내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무책임한 면피성 핑계입니다.

 

구전대협은 NL 정파인 것이 명확한데, 초대 의장이 그 방향성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입니까?

 

변명이 사실이라면, 리더로서 도대체 무엇을 하신 겁니까?

 

그런 무책임한 리더십으로 4선 국회의원, 여당 원내대표, 통일부 장관을 지낸 겁니까?

 

 

저희 신전대협은 2018년, 선배님을 포함한 운동권 세력의 문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창립되었습니다.

 

구전대협 운동권 세력은 부패한 기득권이 되어 저희를 탄압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다고 경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영장도 없이, 무단으로 가택에 침입하기까지 했으며, 1심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기까지도 했습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도 대자보를 이처럼 탄압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공수처, 검찰, 경찰에서 민간인을 수백만 건 이상 사찰했을 때, 대자보를 붙이거나 독서 모임을 했던 학생들의 통신자료도 예외 없이 사찰당했습니다.

 

21세기에 일어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에 대해 선배님의 책임을 묻는다면, 자신의 관할이 아니었다며 핑계를 대고 빠져나가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리더의 모습, 어른의 모습을 보이십시오.

 

부패한 기득권을 이제 그만 내려놓고 물러나십시오.

 

퇴행한 국가와 무너진 질서를 되돌려 놓으라는 요구까지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가득 채워 주신, 양심 있는 다른 선배님들과 함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