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뉴스 화면에서 독도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된 그래픽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KBS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9’은 지난 14일 북한이 이날 오전 새해 들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독도가 포함된 지도를 10초가량 송출했다. 이후 KBS는 논란을 의식한 듯 해당 보도에서 지도를 삭제했다.
배타적 경제수역은 연안으로부터 200해리 수역 안에 들어가는 바다를 의미한다. 연안국은 수역 안의 어업 및 광물 자원 따위에 대한 모든 경제적 권리를 배타적으로 독점하며,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한 규제의 권한을 가진다.
일본은 90년대 후반부터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왔다. 우리 정부는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이며, 독도에 대한 영유권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5일 SNS를 통해 “전날 밤 방송된 KBS1 ‘뉴스 9’에서 대한민국의 독도가 일본의 EEZ 안에 포함된 지도 그래픽을 사용했다”며 문제의 방송 화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서 교수는 “북한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과 함께 사용된 지도로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EEZ 경계로 주장하는 일본의 입장이 그대로 반영됐다”며 “KBS는 ‘일본 주장 배타적경제수역’이라는 설명을 사용했지만, 그들의 일방적 주장대로 독도를 버젓이 일본 측 수역에 있는 것으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요즘 공공기관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국방부가 발간한 장병 정신교육 자료에 독도를 ‘분쟁 지역’으로 기술했고, 다수의 한반도 지도에 독도가 전혀 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큰 논란이 됐다”고 했다. 이어 “공공기관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하는 건 일본에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국방부는 5년 만에 개정해 지난달 전군에 배포할 예정이던 장병 교육자료인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서 “한반도 주변은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여러 강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해외로 투사하거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 독도 문제 등 영토 분쟁도 진행 중에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술했다.
독도를 댜오위다오, 쿠릴열도와 함게 영토 분쟁 중인 지역으로 기술했던 당시 국방부의 자료는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과 전면 배치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국방부 자료에 대한 보고를 받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질책하며 즉각 시정 등 엄중 조치를 지시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