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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읽기, 이생각 저생각]한동훈 위원장 평가는 여전히 진행형...중앙은 '겸손', 경향은 '독자적 존재감 없어'

중앙은 "싸움닭 한동훈이 달라졌다"는 당 안팎의 호평에 초점.
경향은 "특검도 특감도 모두 용산 뜻대로"이라며 앵무새 발언 반복한다고 지적.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가열되는 가운데 중앙과 경향신문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대한 극단적 평가를 내린 기사로 대조를 보였다.

 

한 위원장이 취임 10여일을 지나는 동안 ‘민경우 노인 폄하 발언’ 등 몇차례 고비를 넘겼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표식이다. 중앙은 8일 한 위원장의 겸손 모드 등 인간적인 면에 호의를 보였고, 경향은 ‘윤석열 아바타’ ‘앵무새 발언’ 등으로 초기 공세를 반복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8일 인터넷판에 올린 <“절대 전화도 먼저 안 끊는다”...‘싸움닭’ 한동훈 달라졌어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 위원장이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검투사’ 장관이었지만, 정치 입문을 계기로 정반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장관 시절 ‘중대범죄 혐의자’로 규정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웃는 얼굴로 예방한 게 시작이었다. 이 대표 피습 사건 소식엔 ‘제가 피습당했을 때처럼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야권에 손을 뻗는 듯한 발언도 많았다”면서 “6일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화합·공감 정신을 거론하며 ‘국민의힘과 저는 바로 그 마음으로 호남에서도 영남에서도 지금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6일 행사장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 위원장의 인사를 피했다는 ‘패싱’ 논란이 일었다”면서 “한 위원장은 ‘(김 여사가) 저를 모르셨을 수도 있다. 여사님을 다음에 또 뵈면 제가 더 잘 인사드리겠다’고 반응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윤재옥 원내대표는 2일 ‘한 위원장을 일주일 모셔보니 정말 겸손한 사람이다. 시민으로서의 기본 매너가 몸에 배어있다’고 추켜세웠다”면서 “한 초선 의원도 7일 통화에서 ‘한 위원장은 누구랑 통화하든 절대 전화를 먼저 끊는 일이 없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현 정부 출범 이후 누구보다 선명한 파이터 기질로 대중의 관심을 받아온 그가 돌연 신사적 면모를 과시하는 건 ‘중도 공략’이라는 정치적 목적과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라면서도 “다만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중도층 요구가 큰 이슈에는 한 위원장이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가 7일 오후 단독이라며 올린 <김정숙 여사 '한동훈 인사 패싱' 논란에, 韓 "더 잘 인사하겠다">는 기사도 한 위원장의 겸손 모드를 담은 것이었다. 이 기사는 “6일 행사장 생중계 영상에서 김정숙 여사가 한 위원장 인사만 받지 않고 지나치는 모습이 카메라 화면에 잡혔다”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김정숙, 한동훈 인사 패싱’ 등의 제목으로 해당 영상이 빠르게 퍼졌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7일 밤 인터넷판에 <특검도 특감도 용산 뜻대로…‘한동훈표 탈출구’ 안 보인다>는 제목과 <여당 쇄신 첫 관문부터 독자적 존재감 없이 ‘앵무새 발언’><특별감찰관·‘총선 후 특검’ 꺼내야 여론 반전 가능 지적> 등 부제목으로 한 위원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기사는 “한 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 대응 과정에서 대통령실 뜻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면서 “여당 쇄신의 첫 관문으로 꼽힌 특검법 국면에서 한 위원장의 존재감을 부각하지 못하고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만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한 위원장은 김건희 특검법을 (대통령실과 똑같이) ‘총선용 악법’이라고 불렀다”면서 “5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엔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으로 모든 총선 이슈를 덮어가겠다는 것’이라며 지지 발언을 했다”고 꼬집었다.

 

기사는 “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에 협조해야 특별감찰관 임명 논의에 협조하겠다는 당초 국민의힘 입장도 그대로”이라면서 “당내에선 문재인 정부도 5년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거듭 나온다”고 전했다.

 

기사는 “한 위원장이 민주당보다 앞서 국민의힘 차원의 특별감찰관을 추천해야 한다는 조언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면서 “한때 당내에서 논의되던 ‘총선 후 특검’ 카드 등 중재안을 한 위원장이 꺼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 위원장의 전향적 태도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7일 오후 인터넷에 올린 <73년생 한동훈은 결국 ‘X세대 윤석열’이었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보수의 아이돌 한 위원장의 초기 행보도 윤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 결정타는 김건희 특검법 대응”이라면서 “여당은 혼연일체 윤석열 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한 위원장이 586 청산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X세대라는 생물학적 젊음 외에 보수의 혁신을 위한 비전과 실행 계획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그가 유권자에게 제시한 시대정신은 뭐가 있는가. 지금 같아서는 한 위원장은 ‘술 안 마시는 윤석열’, ‘강남 출신 윤석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