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북콘서트에서 김용민 의원, 최강욱 전 의원이 내놓은 막말이 후폭풍을 낳고 있다.
민주당 강경파 초선모임 ‘처럼회’ 회원인 김 의원과 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의를 주장했고, 최강욱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암컷이 설친다’고 말했다. 내년 4·10 총선 앞두고 닥쳐올 ‘막말’ 전쟁의 예고편을 보는 듯 하다.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이 사설로 김 의원의 윤 대통령 탄핵 거론에 대해 ‘이성 잃었다’고 지적했고, 조선과 동아일보는 최 전 의원의 암컷 발언에 비판의 무게를 실었다.
중앙일보는 21일 오전 인터넷판에 <대통령 탄핵 발의가 총선 승리 전략? 이성 잃은 민주 강경파><‘처럼회’ 김용민·민형배 “반윤 연대 위해 150석 발의”><당 지도부, 오만한 행태 방치 땐 중도층 역풍 각오를>이라는 제목의 사설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발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 사설은 “그 명분이란 게 반윤 연대를 꾸려 내년 총선에서 이기자는 전략적 차원이라니 한참이나 도를 넘었다”면서 “김용민 의원은 ‘민주당이 윤석열 탄핵 발의를 해놓아야 반윤 연대가 명확해진다’고 말했다. 민 의원도 민주당이 150명으로 탄핵 발의를 해놓자고 맞장구를 쳤다”고 전했다.
사설은 “취임 1년 6개월 된 윤 대통령에게 명백한 탄핵 사유가 없는데도 이런 주장을 꺼낸 것은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정치적 겁박일 뿐”이라며 “노 전 대통령 탄핵을 무리하게 추진한 세력이 총선에서 참패한 역풍도 모르는 건가”라고 물었다.
사설은 “김 의원은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해 ‘인성’ 논란까지 불렀다”면서 “민 의원은 검수완박 입법을 강행하려고 ‘꼼수 탈당’했다가 은근슬쩍 복당한 뒤 ‘한동훈 같은 ××들’ 식의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 정치 발전에 하등의 도움이 안 되는 행태뿐이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처럼회에는 코인 논란에 탈당한 김남국 의원, 징역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잃은 최강욱 전 의원 등이 소속됐었다”면서 “민주당에 가장 큰 해악인 세력은 무모한 당내 강경파들이다. 그러니 국회의원 소환제를 도입하자는 여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도 20일 오후 인터넷판에 올린 사설 <이번엔 윤 대통령도 탄핵하자는 민주당 자중하라>에서 “(김용민 민형배 의원에 이어) 장경태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탄핵의 근거와 사유가 상당히 축적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면서 “주권자인 국민 뜻은 아랑곳없이 정략적 수단으로 대통령 탄핵안 발의를 거론하는 행태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법무부·원희룡 국토교통부·박진 외교부·김영호 통일부 장관까지 민주당이 탄핵을 거론한 국무위원이 한둘이 아니다”면서 “이젠 윤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이런 식이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습관적으로 탄핵 카드를 꺼내든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무엇보다 다수 국민들이 공감하는지 의문이다. 물론 윤 대통령은 30%대 국정지지율이 보여주듯,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강성 지지층 환심을 사자고 함부로 탄핵을 들먹여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20일 밤 11시경에 <최강욱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 청년비하 이어 여성비하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최강욱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고 말했던 사실이 20일 뒤늦게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최 전 의원은 ‘민주당이 김건희 주가 조작 특검에 매진하실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면서 “최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당 동료 의원 및 보좌진들과의 화상회의 도중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 속에 당 징계 절차를 밟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최근 한국 정치가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나오는 동물들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취지의 진행자 발언에 최 전 의원은 ‘동물농장에 비유를 하시는데,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했다”고 발언 정황을 전달했다.
기사는 “그는 이어 ‘윤석열 일가로 표상되는 이 무도한 정권의 가장 강력한 가해자가 되는 길을 가고 싶다며 말로만 그렇게 할 일이 아니라, 실제로 제가 당한 것 이상의 피해를 꼭 돌려줘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9월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기사는 “최 전 의원은 '제가 고발해 놨던 첫 번째 사건으로 최은순 씨(윤 대통령 장모)가 실형이 확정됐으니까 두 번째 고발한 사건인 김건희 주가 조작 특검에 매진하실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면서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 특별법을 정기국회 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21일 오전 인터넷판 <野, 청년 비하 이어 여성 비하... 최강욱 “암컷이 나와 설쳐”>라는 기사로 “최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고 표현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인터넷에서는 민주당이 청년 비하 논란의 현수막에 이어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민 의원의 광주 북콘서트는 책 ‘탈당의 정치’ 출판 기념회의 한 순서로 열린 행사다. 해당 기사는 “책은 민 의원이 지난해 4월 검수완박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하기 위해 민주당을 탈당해 ‘무늬만 무소속’이 된 것이 검찰 개혁을 위한 결단이었다고 강변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는 “이날 청중 가운데에는 민주당 소속 강기정 광주시장, 송갑석·조오섭·윤영덕·양정숙·강민정 의원 등이 있었다. 이들은 최 전 의원의 ‘암컷’ 발언을 제지하지 않고 웃으며 박수를 쳤다”고 전했다.
기사는 “최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독립성과 공정성, 중립성이 중요한 기관일수록 자기 측근을 갖다 꽂고, 심지어 대학 동기들을 갖다가 배치하는 이런 정부는 역사상 어느 나라에도 잘 없었다’고 했다”면서 “윤석열 일가로 표상되는 이 무도한 정권의 가장 강력한 가해자가 되는 길을 가고 싶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짐승들을 길들이기가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겨레신문은 19일 오후 7시경 <김용민 “‘윤석열 탄핵’ 발의해야 반윤연대 명확해져”>라는 제목으로 그제 김 의원의 발언만 전달했으며 별다른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21일 오전 인터넷판에 올린 사설 <“병립형 반대” 시민사회 호소, 민주당 국민 약속 지켜야>에서 “‘정치개혁과 선거법 개악 저지를 위한 제 정당-시민사회’ 국회 토론회에서 병립형 회귀 우려 목소리와 함께 위성정당 방지에 대한 민주당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면서 “민주당은 168석의 제1야당으로서 최소한 위성정당 방지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 사설은 “국민의힘이 21대 총선 이전 선거제도인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공언하는데도, 민주당은 침묵만 고수해 거대 양당의 ‘야합’ 우려가 고조되는 탓”이라면서 “특히 민주당 내에서는 지도부가 의석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여당과 ‘병립형 회귀’에 합의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설은 “양당 중심의 정치 독과점을 깨기 위해 21대 총선에서 도입된 것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나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 의석 47석 가운데 36석을 독식하면서 제도 취지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