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하마스가 소셜미디어(SNS)를 공포 조장용 테러와 선전·선동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인질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탈취한 뒤 이를 이용해 스트리밍 방송을 하는 것을 새로운 전술로 삼고 있다”고 지난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하마스가 인질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소셜미디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인질 본인 계정으로 들어간 뒤 그들에게 살해 위협을 하는 장면을 담은 라이브 방송을 했다는 것이다.
NYT는 하마스가 이처럼 인질의 친구·가족들이 살해 위협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게 하면서 공포를 조장한다고 보도했다. 또 인질의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친구나 가족에게 조롱·공포 메시지를 보내거나 휴대전화를 빼앗아 전화 협박을 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페이스북 관계자는 “하마스가 인질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고 계정에 글을 올린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처음 공격한 직후 가자지구 국경 키부츠에 살던 갈리 슐레징거 이단의 지인들은 페이스북을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당시 이단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하마스가 인질로 잡힌 이단과 가족을 위협하고 있는 모습이 45분간 생중계됐다. 스트리밍 이후 이단의 큰딸은 총에 맞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현재 하마스는 최소 199명의 인질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이스라엘 군은 추산하고 있다. 인질 한 명이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팔로어 수십~수백 명을 갖고 있다고 봤을 때,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협은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
토마스 리드 존스홉킨스대 전략학 교수는 “극단주의 단체들은 오랫동안 소셜미디어로 선전전을 해왔지만, 인질 개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탈취하는 것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소셜미디어를 무기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공격에 심리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운영하는 메타(Meta)는 NYT의 논평 요청을 거부하면서 “유창한 히브리어와 아랍어를 구사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수 작전 센터와 대응팀을 구성해 이스라엘 납치 사건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