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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신문읽기, 이생각 저생각]'비정상적 응원 클릭', 여론 조작 의혹과 정부 TF 대응에 신문들은?

중앙 조선 등은 비정상적 응원 클릭의 원인과 대책에 초점
한겨레 경향은 "매크로 조작부터 밝혀야...총선 앞두고 포털 길들이기 아닌가?"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지난 1일)에서 중국 응원 클릭이 2919만 건(93.2%)으로 한국 응원 211만 건(6.8%)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데 대해 여론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정부가 TF 대응을 내놓자, 조선 중앙 등 우파 신문들은 해당 사안의 실상을 여러 개의 분석 기사로 상세히 전했다. 반면 한겨레 경향은 사설까지 동원해서 ‘포털 길들이기’라고 날을 세웠다.

 

중앙일보는 <中선 '다음 접속' 막혔는데, 中응원 2900만건…與 강경 대응>이라는 기사로 해당 사안을 총정리했다.

 

이 기사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해외 IP를 통한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 조작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는 8강전(지난 1일) 당시 네덜란드(1539만건)와 일본(449만건)의 2개 IP에서 1989만 건의 매크로를 활용한 응원 클릭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기사는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현안 보고를 받고 ‘과거 드루킹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신속하게 꾸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여권에서 ‘차이나 게이트’ 의혹까지 제기한 이번 사건은 한국 대표팀이 중국을 2대 0으로 꺾은 뒤 벌어졌다. 다음 응원페이지엔 총 3130만 건의 클릭 응원이 있었다. 그중 중국 응원이 한국 응원을 압도해 논란이 됐다. 중국은 다음 접속이 차단된 국가”이라고 밝혔다.

 

기사는 “카카오는 ‘경기 직후 이용자가 적은 심야시간대에 2개 IP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들어낸 이례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카카오는 ‘클릭 응원이 로그인이나 횟수 제한 없이 가능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왜곡 가능한 구조를 알면서도 방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국민 75% 이상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채 여론을 왜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과 같다’고 질타했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정치권에선 정부가 ‘국기 문란·사회적 재앙’ 등의 표현까지 쓰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을 두고 ‘드루킹 여론조작의 트라우마’ 때문이란 말도 나온다”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린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2017년 19대 대선 기간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8800만 건의 온라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스포츠 경기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높았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조작 운운하는 것은 호들갑’이라며 ‘포털을 검열하고 여론을 통제하기 위한 억지 근거로 삼으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고 맞세웠다.

 

중앙일보는 이어 <포털 다음 ‘여론 조작’ 논란에 범정부TF 출범…또 시험대 오른 플랫폼><다음서 IP 2개 2000만 광클…'中응원 심야기습' 카카오도 시인><"다음 中응원, 매크로 조작" 한총리, 여론조작 방지 TF 구성 지시 ><김기현 "다음이 여론조작 숙주"… 중국 응원 91%에 의혹 제기> 등 여러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조선과 동아일보의 기사들도 중앙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다음 포털 中응원’ 관련 여론조작방지 TF 구성><與, 다음 中 응원 여론 조작에 “‘드루킹 시즌2′...수사 해야”><다음서 中축구 심야 응원 폭주...해외 2개 IP서 2000만 광클 쏟아졌다><다음 中 응원, 해외발 매크로·VPN에 뚫렸다… 여론조작 ‘드루킹 시즌2’ 우려><“韓中축구 때 다음 응원수 80%가 해외 경유”...정부, 여론조작 TF 만든다><이동관 “포털 서비스, 특정 세력 여론 조작에 취약…범부처 TF 가동”><與 “다음 포털 中 응원 여론 조작 조사해야”> 등의 기사를 올렸다.

 

동아일보도 <中편향 ‘다음’ 축구응원 64%, 해외IP 2곳서 클릭… 매크로 의심><다음 ‘중국 응원’ 해외 IP 2개가 2000만 번 클릭… 매크로 사용 의심><축구 한중전 中 ‘일방응원’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 접수><다음 ‘中응원’ 수상한 댓글…“네덜란드·日 IP서 87% 유입”><한 총리, 포털 다음 中응원 91%에 “여론 왜곡·조작 방지 TF 구성하라”> 등으로 관련 쟁점을 정리했다.

 

경향신문은 관련 기사 외에 사설 <포털 축구 여론조작, 정략 배제하고 ‘매크로 진상’ 밝혀야>에서 정부의 여론왜곡조작 방지 대책 TF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사설은 “매크로 조작이라는 다음 측 판단과 달리, 정부·여당과 대통령실은 포털을 압박하는 초강수부터 빼들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포털TF는 ‘자격 없는 자들의 부당한 여론 개입은 국기문란 범죄인 선거 공작으로 이어지는 여론 조작’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사설은 “장난성 매크로인지, 누가 왜 했는지도 모르는 응원 클릭 수 조작을 중대한 여론 조작으로 규정짓고, 포털에 책임을 묻겠다고 범정부 기구를 띄운 셈”이라며 “정부·여당은 말만 앞선 정략을 배제하고 매크로 조작 의혹 진상부터 밝혀야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포털이 건전한 공론장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겨레신문도 <‘응원클릭’에 범부처 TF구성, 포털 ‘손보기’ 의도 아닌가>라는 사설로 비판했다. 사설은 “‘클릭 응원’ 서비스가 비로그인 참여 방식에 횟수 제한도 없다 보니 한번 입력으로 특정 작업을 반복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에 취약했다는 게 다음의 설명“이라면서 ”개별 포털사가 규정 개선으로 풀 사안에 정부·여당이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여론조작 음모론’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여권은 그간 포털의 기사 알고리즘이 이른바 ‘좌편향 매체’에 유리하게 설정돼 있다고 주장하는 등 포털에 강한 불만을 표해왔다. 총선을 앞두고 이번 응원 수 논란을 빌미로 포털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