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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중전서 91%가 중국 응원...다음, ‘응원 페이지’ 서비스 중단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한국과 중국의 경기 당시 포털 응원 페이지에 중국을 응원하는 숫자가 더 많아 논란이 일자, 다음이 ‘클릭 응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클릭 응원은 다음이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누구나 손쉽게 응원할 수 있도록 로그인이나 횟수 제한 없이 제공해온 서비스다.

 

다음 스포츠는 2일 “최근 ‘클릭 응원’의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어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된다”며 “하반기를 목표로 게임센터 개편을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전날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에서 한국이 중국에 2대 0으로 승리를 거뒀으나,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는 중국팀을 응원하는 비율이 한때 90%를 넘기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가 끝날 무렵인 오후 10시쯤 기준으로 클릭응원에는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클릭 수)이 55%(119만6022건)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한국을 응원하는 비율보다는 높았다. 반면 같은 시간 네이버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에 대한 응원 비율은 10%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공식적 논평을 통해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김정식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서 상식과는 거리가 먼 통계가 집계돼 많은 국민들이 의아해한다"며 "자유 진영 국가에서 의심하는 '차이나 게이트'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김 청년대변인은 "뛰어난 공감 능력과 인류애를 가진 우리 국민이기에 자유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얼마든지 중국팀을 응원할 수 있다"면서도 "대한민국 초대형 포털에서 과반 비율로 중국팀을 응원하는 것은 분명 보편적인 상식과는 거리가 있는 집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자유 진영 국가에서 의심하는 '차이나 게이트'가 떠오른다"며 "중국 시진핑 수석은 '뉴미디어 여론을 장악해야 한다', '여론전에서 승리하려면 강력한 인터넷 부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중국 내 강성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확산으로 '자발적 댓글부대'인 '쯔간우'가 증가하고 있다는데, 이들은 주요 현안이 아닌 상황에서도 애국심을 표출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청년대변인은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8800만건 여론이 조작됐던 사건을 기억한다"며 드루킹 사건을 거론했다.

 

그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만 보고도 놀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 여론과 민심은 불가분의 관계다.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여론을 조작해 국민을 선동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흔들게 놔둘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는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댓글에 국적이나 접속국가 표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이 성숙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도 무작정 반대나 침묵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포털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통해 "다음에서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클릭 응원'보다 중국과 북한을 응원하는 '클릭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상적인 국민 정서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TF는 "선거에까지 외국인이 포털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 있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며 "중국인들과 북한의 여론 개입 의혹은 이번에 처음 불거진 게 아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중국인들과 중국 동포들이 여론 조작을 한 게 아니냐는 '차이나 게이트' 의혹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의 심각성이 엄청난 만큼 중국인이든 북한의 소행이든 내국인의 짓이든 누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자격 없는 자들의 부당한 여론 개입은 국기문란의 범죄인 선거 공작으로 이어지는 여론조작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사 당국과 포털은 철저히 의혹을 수사·조사해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이른 시간 안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털 이용자들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다음이 한국 포털인데도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다음과 네이버는 각각 2019년 1월과 지난 5월부터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누군가 여론 조작을 위해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