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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영장 기각, "위증교사 소명되나...증거인멸 염려 단정 못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法, 위증교사·백현동 일부 혐의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 단정 어렵다 판단
檢, “그 자체가 앞뒤 안 맞는 모순”...“범죄에 상응하는 처벌받도록 할 것”
검찰수사에 제동, 정부·여당에 불리...그러나 정치적 유불리는 속단 힘들어
재청구? 불구속 기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영장을 기각했다.

 

국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했음에도 정작 법원에서 가로막힌 것이다. 이로써 벼랑 끝에 몰렸던 이 대표는 일단 기사회생하는 분위기이며 검찰수사와 기소 유지에는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일단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커졌으나 영장 재청구 역시 아직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4월 10일)을 200일도 채 안 남겨두고 정치적으로도 외견상으로는 정부·여당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 미칠 정치적 유불리는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와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되거나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인정하면서도 증거인멸의 염려가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은 이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판단이라고 맞섰다.

 

유 부장판사는 기자단에게 전달한 기각 사유에서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백현동 사건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 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서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대북송금의 경우,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해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및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성남시장이던 2014년 4월∼2017년 2월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에게 전례 없는 특혜를 몰아줘 1천356억원의 이익을 독차지하게 하고, 사업에 배제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가 자신의 성남시장 선거를 물심양면 도와준 '선거 브로커' 김인섭(구속기소) 씨에게 보답하고자 그의 청탁에 따라 각종 인허가권을 행사해준 '권력형 지역토착비리 사건'이라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였던 2019∼2020년 이화영(구속기소)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김성태(구속기소)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자신의 방북 비용 등 총 800만 달러(약 100억원)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대권이란 정치적 꿈을 위해 그룹 사업 확장을 노리던 김 전 회장을 '해결사'로 활용했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다.

 

이밖에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적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3시 50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영장 기각결정은 범죄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일 뿐 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흔들림 없이 수사할 것이고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영장기각은 정당 대표라는 지위에서의 방어권을 보장해 준 것”이라며 “사법은 정치적 문제로 변질될 수 없으며 범죄에 상응하는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법원이 개딸(이 대표 극성지지자)에 굴복했다”며 사법방해 중단 및 영장 재청구를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기각은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유창훈 부장판사가 밝힌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 전문이다.

 

①혐의 소명에 관하여 본다.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대북송금의 경우,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②증거인멸의 염려에 관하여 본다.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북송금의 경우,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하여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및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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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위에서 본 바와 같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하여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