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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등 국제저널, ‘LK-99, 초전도체 아니다’...일단 ‘부정적’ 결론

“미국·유럽 등 여러 국가 연구진도 초전도체 아닌 절연체로 결론”...사이언스도 회의적 시각
“LK-99의 초전도 유사 현상은 제조 과정서 생긴 불순물인 황화구리 때문”
이르면 9월 초 국내 학계 결론 나올 전망

 

‘국내 벤처기업이 최초 개발한 상온 초전도체 물질’이라고 주장한 ‘LK-99′에 대해 국내 학계가 이르면 9월 초 1차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 과학계는 일단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18일 학계 등에 따르면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에 참가 중인 경희대, 서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등 6개 연구실이 LK-99 제작에 착수했다.

 

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LK-99 검증을 위한 전담TF를 구성해 샘플 합성에 들어갔다. 광주과학기술원도 지난 10일 LK-99에 관한 과학적 검증 가능 여부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런 가운데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는 16일(현지 시각) “지난 한 달여간 각국 연구진이 이 물질을 직접 만들어 검증했지만 어느 곳도 초전도체임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네이처는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어떻게 과학 탐정들이 미스터리를 풀었나’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미국, 유럽, 중국 등 여러 국가 연구진이 검증한 결과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라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일 사이언스는 LK-99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 바 있다. 과학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에서 모두 부정적인 논평을 낸 것이다.

 

네이처는 지난 14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LK-99를 재현한 검증 논문을 인용, “LK-99가 보인 초전도 유사 현상은 이 물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순물인 황화구리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개발사인 퀀텀에너지연구소(이하 퀀텀에너지)에 따르면 LK-99는 구리와 황이 들어간 화합물을 900도가 넘는 고온에서 10시간 가열한 뒤 별도 가공을 통해 얻은 물질이다. 이 과정에서 황과 구리가 결합하며 만들어진 황화구리가 초전도체와 비슷한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독일 연구팀의 LK-99 단결정은 투명한 보라색이다. 실험결과 초전도체가 아니라 저항이 수백만 옴(Ω·저항의 단위)인 절연체로 확인됐다. 절연체는 유리나 대리석 같은 전기 또는 열이 잘 전달되지 않는 물질을 말한다. 외부에서 자기장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스스로 자성을 띠는 성질인 ‘강자성’이나 외부 자기장에 반대되는 방향으로 자성이 나타나는 ‘반자성’이 약하게 있지만 자석 위에 뜰 정도는 아니었다.

 

네이처는 “퀀텀에너지는 LK-99의 저항이 섭씨 104.8도에서 급격히 떨어졌다고 밝혔는데 이 온도는 황화구리의 물질 상태가 바뀌어 저항이 급감하는 온도와 같다”고 했다. LK-99에 일부 섞여 있는 황화구리의 전기저항이 크게 줄면서 자석 위에 뜨는 초전도체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퀀텀에너지가 공개한 영상에서 LK-99는 자석 위에서 완전히 떠 있지 않고 한쪽만 떠 있다. LK-99 개발 과정에서 나온 황화구리가 성능이 좋은 자석일 수는 있으나 과학계가 기대하던 초전도체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초전도체 현상은 전기저항이 제로(0)가 돼야 나타나는데 섭씨 104.8도에서 황화구리는 저항이 크게 떨어지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재료공학 전문가인 프라샨트 자인 미 일리노이대 교수는 “연구진이 이 사실을 놓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