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 이하 언론재단)이 열독률 조작으로 언론사 광고단가 순위가 뒤바뀌었다는 의혹(6월27일 본 매체 보도)과 관련 고발장까지 접수되자 검찰이 신속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인 28일 대학생단체 신전대협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 사건을 고발함에 따라 불필요한 오해와 정쟁, 특히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검찰이 신속한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현재 언론재단의 정부광고통합시스템인 '고애드(GOAD)' 사이트에 2021년도 자료가 삭제되어 있다는 내부제보에 따라 증거인멸 작업이 시작된 정황이 포착된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무엇보다 조직적인 증거 은폐 작업 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수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재단이 신문 열독률 조사 결과 데이터에 로그를 씌워 격차를 줄이는 방법으로 결과값을 변조하는 등 통계학적으로 부적절한 방법을 썼고, 조사업체 선정 과정도 불투명하며 ‘사회적 책무 지표’라는 항목을 추가해 광고 지표를 만든 뒤 이를 설명회를 통해 정부 광고주들에게 강요한 행위 등이 사실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대 사안”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신전대협은 “언론재단이 기획한 ‘열독률 등급제 평가’ 시스템이 사실상 특정 언론을 위해 열독률 변별력을 제거한 편법”이라며 표 이사장과 김영주 전 미디어연구센터장을 업무방해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신전대협에 따르면 언론재단의 신문 열독률 1구간에는 13개 매체가 포함되어 있는데, 1구간에 포함된 열독률 1위 언론사와 13위 언론사의 점수는 '열독률 등급제 평가'에 의해 만점으로 동일했지만 실제 열독률 값은 20배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신전대협은 또 언론재단이 도입한 '사회적 책무 점수 조사' 채점 시스템과 함께 "정부 광고 기준 단가의 핵심지표인 광고지표를 구성하는 평가 요인들을 조작한 정황이 있는 점, 조사 표본을 무의미하게 10배 늘려 2년 간 21억원의 국민혈세를 낭비한 점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언론재단은 정부광고주들에게 열독률과 사회적책무 지표를 6대4 비율로 적용하는 예시를 통해 지침만 주었을 뿐 구체적인 광고단가 순위를 제시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 매체 취재 결과 2021년 당시 실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한 광고단가 순위 자료는 공공연한 사실로 대부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광고단가 순위를 바꿔 실제 적용하려 했던 시도로 의심되는 부분이다.
다만, 취재결과 재단 광고전문가는 “광고주 대부분이 새로 만든 지표를 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광고 거래는 원래 시장가격대로 이뤄져왔다. 열독률은 애초부터 광고단가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라면서 “광고단가 논쟁은 본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언론재단은 표 이사장 지시로 28일 저녁 '열독률 조작으로 언론사 광고단가순위를 뒤바꾼 사실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해명 보도자료를 공지했다가 이를 뒤늦게 안 일부 임원의 반발로 다시 삭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