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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화해, 전학 원치 않았다”...“이분법적 사고, 한쪽 얘기만 듣지 말고 진실 보도해달라”

학폭 관련 피해 학생 진술서, 유성호 교사 글 관심
‘심각한 학폭’은 가짜뉴스임을 입증해주는 결정적 자료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이른바 ‘심각한 학폭’ 주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정치 교사’의 왜곡·과장에 의한 가짜뉴스임을 입증해주는 결정적 자료 두 가지가 11일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는 당시 피해 학생으로 지목된 A 씨가 언론사들에 보내온 입장문이고 또 하나는 최초 상담과 진술을 받았던 하나고 유성호 교사가 과거 단식 11일째 썼던 절절한 증언이다. 이 두 가지만 보더라도 학폭 사건의 본질은 가짜뉴스였음이 명백해진다.

 

A 씨는 입장문에서 문제의 학폭 피해 진술서에 대해 "진술서라 불리는 서류를 본인이 작성한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내용이 과장되거나 일방적 진술만 나열돼 왜곡된 부분들이 꽤 많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 진술 내용은 모두 1학년 초반인 3~5월 경에 있었던 일을 기술한 것"이라며 "작성 시점인 2학년 4~5월경과 시간적 간격이 있어, 기억에 혼선이 있거나 다른 친구들의 피해 사례와 섞인 경우가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B군(이동관 아들)과 간혹 연락을 주고받으며, 올 4월에도 만나는 등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며 "과연 정말 본인이 학폭 '피해자'였다면 그 당시 전학을 막아달라고 읍소할 수 있었을지, 지금도 만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러니 제발 더 이상 본인을 '학교폭력 피해자'로 분류하지 말아주시길 부탁한다"며 "본인을 '학교폭력 피해자'로 간주하며 조명하는 것이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라고 했다.

 

유 교사는 같은 학교 동료 교사 전경원 씨의 무차별 폭로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 2015년 8월 31일부터 12일간 단식투쟁을 하기까지 했다. 유 교사는 단식 11일 째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혐오하는 좌파라고 소개하면서 언론을 상대로 “이분법적 왜곡에서 벗어나, 우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진실 보도를 호소했다.

 

그는 “기자님들에게 부탁드린다”면서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기사를 쓰지 말고 냉정하게 사태를 관찰하고, 사건의 추이를 정확히 진단하는 기사를 써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다음은 당시 유 교사의 글 전문이다.

 

저는 하나고등학교 교사입니다.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일개 평교사입니다.

이름은 유성호입니다.

실명을 밝히는 것은... 제 주장에 제가 책임을 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요즘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학교의 교사입니다.

그리고 그 주목이 매우 공격적이며, 비판적이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크게 맨몸으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제 별로 중요할 것도 저에 대한 정보를 밝힙니다.

저는 좌파입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며, MB를 혐오합니다.

한겨레21과 시사IN을 오래도록 정기구독하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쓰기도 하였습니다.

 

여기까지 듣고, 의아하십니까?

하나고 교사는 당연히 보수 우파일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들은 이분법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이분법적 사고는 편리합니다. 복잡한 세상을 단순하게 인식할 수 있는 틀이 있다는 건 분명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이 편리함은 필연적으로 왜곡을 낳고.. 그러한 왜곡은 누군가의 소소한 행복을 가멸하게 파괴합니다.

 

가진자는 악하고.. 못가진 자는 선하고

고용주는 악하고.. 피고용주는 선하고

귀족은 악하고.. 평민은 선하고

자사고는 악하고.. 일반고는 선하고

힘있는 집단은 악하고.. 개인은 선하고

집단에 속한 이는 악하고.. 내부 고발자는 선하고

 

이러한 이분법은 명확하고 통쾌합니다.

그러나 그 분명함 만큼 위험합니다.

 

현재 저의 공동체는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쓰여진 글들을 읽으며,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 누구도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려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가십거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항변은 외면 당하고 있고...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노력들은 이기주의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저는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것은 저라는 사람의 고민과 선택과는 상관없이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이미 저와 저의 공동체가 악이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제발 부탁이니.. 이분법적 왜곡에서 벗어나, 우리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봐주십시오.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기사를 쓰질 말아주십시오.

냉정하게 사태를 관찰하고.... 사건의 추이를 정확히 진단하는 기사를 써주십시오.

 

저는 지금 11일째 단식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무분별한 오해에서 저의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아무도 저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20일이 되고... 30일이 되어서...

제가 죽어갈 때가 되면...

그때는 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기를 원치 않았지만...

 

제가 단식을 하는 것을 알고,

저를 따라 단식하던 2학년 여학생이 어제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그 아이를 보면서... 너무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 저는 힘듭니다.

몸도 마음도 힘듭니다.

그러나 저는 계속 단식을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의 학교와 저의 아이들이 억울하게 오해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선생으로서 이 오해에서 아이들을 지킬 것입니다.

 

원하시면 논리적인 답변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희의 답변은 언제나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항변은 조롱당하고 있습니다.

 

기자분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기자입니까?

내부자 고발의 형태를 띄고 있는 이번 사건에서...

 

정말로 전경원 교사가 정의를 위해서 폭로를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대들은 기사를 쓰면서... 얼마나 팩트 확인을 하고 있습니까?

 

왜 내부고발자를 자임하는...

한 사람의 의견만 듣고 계십니까?

 

저는 언론에 대해 깊은 절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단순히 진보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십입니까?

다시한번 묻고싶습니다.

그대들은 기자입니까?

정치적 프레임이 아니라... 진실을 파헤치고자 하는 기자이십니까?

그렇다면...

이 사안을 냉철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점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진실을 직면하는 용기를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두도시 이야기"라는 소설을 소개해드립니다.

 

찰스 디킨스의 '두도시 이야기'는 프랑스대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프랑스대혁명에 대해 갖고 있던 긍정적인 인상과는 다른 이야기를 이 소설은 합니다.

남자주인공은 매우 선한 사람이지만.. 귀족이라는 이유로 감금되고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고, 남편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흥분한 군중은 그 어떠한 항변을 들을려고 하지 않습니다. 결국 귀족이라는 이유로 남자주인공은 사형을 선고받게 되고..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그의 아내를 짝사랑해오던 한 남자가 대신 교수대에 오르는 것으로 살아나게 됩니다.

 

제발... 저희의 목소리도 들어주시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