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조절을 위한 다이어트와 당뇨병, 고혈압 등 치료용 식이요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미밥. 그런데 현미밥이 오히려 근감소증, 골다공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고령자에겐 현미밥보다 백미밥이 건강에 더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백미밥에 비해 현미밥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유튜브나 블로그, 포털 사이트의 카페에서는 현미와 백미의 비율을 어떻게 해야 좋은지, 다이어트 방법으로 현미밥이 어떤 효능이 있는지 등 질문이나 답변이 많으며 이러한 추세로 식품 상품으로 간편 현미밥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있다.
현미는 백미에 비해 가공이 덜 된 곡물로 그만큼 영양소가 풍부하며 현미 160그램에 식이 섬유가 4그램이 들어 있는 반면 백미 160그램에는 식이 섬유가 1그램 미만으로 들어 있다. 또한 현미는 백미보다 감마아미노낙산이 더 풍부하다. 감마아미노낙산은 중추신경계에 억제 신경전달물질로 포만감을 쉽게 느끼게 해주며 이로 인해 과식을 자제해 주고 요요현상을 줄여준다.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는 4일 조선일보에 현미밥 취식시 유의해야 할 점을 요지로 기고했다. 박 교수는 "최근 비만과 당뇨가 증가하면서 식이요법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으로 현미밥이 건강에 좋고, 흰 쌀밥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널리 확산돼 있다”면서 “그런데 지난 20여 년간 수백 명에 이르는 장수인들을 인터뷰하여 식습관과 식단을 조사했는데, 그들의 식탁에 현미밥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흰쌀밥과 현미밥 간에는 식물에 형성된 유기화합물 피토케미칼에 많은 차이가 있으며 현미에 피틴산(Phytate) 함량이 높다"며 "피틴산은 화학 구조에 인산염이 여섯 개나 붙어 있어 강한 음전하를 띠어, 양전하 물질들을 흡착하여 제거해버리는 성질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 결과, 전분이나 단백질의 소화 흡수를 저하시켜 혈당을 조절하고, 비만 억제를 유도하며 유해산소 발생도 억제하여 암이나 퇴행성 변화 제어에 기여하는 기능도 있다”면서 “그러나 피틴산은 칼슘이나 철분을 강하게 흡착하여 제거하기 때문에 노인에게 큰 문제가 되는 근감소증, 골다공증 및 빈혈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노인에게는 현미밥을 권장할 수 없으며, 굳이 현미밥을 섭취하려면 양을 크게 줄이거나 피틴산 저하 조리법을 활용하거나 칼슘을 보충해 주는 식단을 구성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에는 “흰쌀밥에 채소 위주로 식사하면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 “생선·고기·야채·나물·두부 등 골고루 섭취하면 된다” “피트산에 결합되어 흡수하지 못하는 철분, 칼슘, 인 등의 양은 매우 미미하며 멸치 한 종지 분량만 먹어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등의 여러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