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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예비 당권주자들 기지개...한동훈 전대 등판론에 친윤계도 기류 변화

 

국민의힘 당권 예비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친윤계 핵심 인사들의 태도도 미묘하게 달라지면서 출마 가능성이 힘을 받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국민의힘 예비 당권주자로는 5선의 나경원 당선인과 윤상현 의원, 4선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그리고 한 전 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나경원 당선인은 ‘저출산’에 방점을 두고 포럼 창립 등을 준비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나 당선인은 16일 국회에서 '저출산과 연금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을 면담한 데 이은 정책 행보다. 세미나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다수의 당선인이 참석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나 당선인은 세미나에서 "돈을 준다고 아이를 낳지는 않지만, 돈과 관련 없이는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연금을 통해 출산율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2대 국회에서 인구와 기후 문제 해결의 틀을 만드는 국가 대개조에 올인해야 하는데 특검법을 하니 마니 하고 있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22대 국회가 가야 할 길은 특검 등의 정쟁에만 몰입할 게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당선인은 22대 국회 개원에 맞춰 '국회 인구기후내일포럼' 창립 준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포럼 활동을 통해 나 당선인이 자연스럽게 원내외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힐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도 쇄신 이미지 부각에 힘을 쏟고 있다. 총선 이후 낙선·낙천자들과 함께 선거 패인·보수 혁신 방안 진단 등을 주제로 릴레이 세미나를 열며 당의 체질 개선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5차 세미나에서도 "지금 국민의힘 분위기는 너무나도 조용하다. 공동묘지의 평화 같다"며 "전면적,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외에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등판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들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최근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한 전 위원장의 경우 총선 이후 외부 활동을 최소화한 채 개인적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의 만남과 시민들의 도서관 ‘목격담’ 등 언론 노출이 부쩍 잦아지면서 당 안팎에선 그의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한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장동혁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잠시 멈추게 하는 것도, 또다시 나아가게 하는 것도 민심이다. 정치인은 민심이 부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고, 민심이 부를 때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친윤계 핵심 인사들의 태도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애초 친윤계 인사들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달가워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의 출마를 전제로 한 듯한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이달 초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나는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 선거에 안 나갔다”고 했다. 사실상 한 전 위원장의 불출마를 압박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최근 그는 “총선 책임은 당원이 투표로 묻는 것”이라고 했다.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한 전 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이를 막을 현실적 방법이 없다는 점을 친윤계가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측근들 역시 대체로 출마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통화에서 "당내 출마 요구 등 명분이 마련된다면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윤계 핵심 인사는 16일 “만약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을 ‘오피셜(공적으로)’ 하게 대하면 된다”며 “밀착할 필요도 없고 사감을 가질 필요도 없이 각자의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총선 전체를 지휘하신 분이 큰 패배를 했다면 성찰의 시간을 가진 다음 나와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당대표 하나 맡겠다는 중진 없이 또다시 총선 말아먹은 애한테 기대겠다는 당이 미래가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7일 "특정인을 공격할 의도는 없지만 책임은 다르다"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팬클럽 '유심초' 회원들과 5년 만에 오프라인 만남을 가지면서 당권 도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