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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공정한 언론 지형 만드는 게 나의 소명...포털 ‘가짜뉴스’ 규제 입법 필요”

"75%가 포털서 뉴스 보는데, 책임은 '나 몰라라'"
“KBS는 재건축 수준의 개혁 필요...국민의 신뢰 회복 필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공정한 언론 지형, 생태계를 만드는 게 나의 소명이고 그것이 건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짜뉴스’ 단속을 위한 포털 관련 입법과 ‘재건축’ 수준의 KBS 개혁 등을 예고했다.

 

서울대 정치학과 76학번인 이 위원장은 최근 서울대 총동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이겨서 의회의 구도를 바꾸는 것 못지않게 미디어 생태계의 지형을 바로잡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겠다는 위기의식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다”며 “힘들겠지만 나중에라도 ‘이동관이 언론 지형을 공정하게 바로 잡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어떤 자리보다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외국계 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에 대해 “얼마 전 국감에서도 논란이 된 게 법적 근거가 없는데 이들 업체를 어떻게 규제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영역이 생길 때 기업이 스스로 자율규제를 통해 조치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그런 사례들이 축적된 이후에 법적 규제 필요성이 커지면 그때 입법하는 순서로 가야 한다. 자율 규제 시스템 없이 바로 입법으로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포털의 언론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네이버의 경우 알고리즘 구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어 방통위에서 공정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 결과를 보면 75%의 뉴스 소비자가 포털을 통해서 뉴스를 접하지만 포털이 언론으로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도 않고, 가짜 뉴스를 실어 나르고 있음에도 원천 생산한 언론사에 책임을 묻고 거기서 해결을 안 해주면 네이버는 ‘나 몰라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포털에 언론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부분에 대해선 법적 근거가 없다며 ‘포털 장악’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우선 자율규제에 맡기고 궁극적으로는 입법이 돼야 한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가짜뉴스 단속이 야당한테 불리할 거라는 생각은 속단”이라며 “최근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딥페이크 기법의 가짜뉴스까지 나오는 판에 앞으로 무슨 큰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정한 언론 지형, 생태계를 만드는 게 나의 소명이고 그것이 건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사실 가짜뉴스라는 용어는 ‘허위 정보’ 또는 ‘허위 조작 정보’라 부르는 게 더 적합하다”며 가짜뉴스의 정의에 대해 ‘A급 가짜뉴스’는 허위 조작 정보, ‘B급’은 사실임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퍼트린 정보, ‘C급’은 본인은 사실로 믿었는데 나중에 아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영방송 개혁과 관련해서는 “KBS는 재건축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일본 NHK를 모델로 삼아 KBS가 공영방송의 목적에 맞게 보도, 시사, 다큐멘터리 등의 분야에서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에 750만명의 교민들이 살고 있고, K컬처가 퍼져나가고 있는데, 우리가 세계로 송출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방송채널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국민적 신뢰를 얻는 뉴스를 하는 공영방송, 24시간 영어 방송으로 우리의 콘텐츠를 세계 전파하는 국제방송 채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임기 전 KBS 경영진을 교체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적어도 법적 절차를 지켜서 진행했다”며 “지금의 KBS 상황을 악화시킨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KBS가 2007년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공공기관 평가대상에서 빠졌지만 그전에는 경영평가에 따라 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었다”며 “따라서 임기를 방패로 건드리지 말라는 것은 금도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