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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탐사 시추 계획’ 승인 발표에 조선일보 “좌편향 매체 중심으로 음모론” vs. 한겨레 “직접 발표한 것 이상해”

세계일보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로서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 한겨레 “지지율이 더 떨어졌는데, 이번 이벤트가 그에 대한 대응이었다면 발상이 유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는 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한국 언론 매체들은 “좌편향 매체들과 인사들을 중심으로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유가만 바라보는 ‘천수답’ 신세에서 벗어날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정국 운영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 이번 이벤트가 그에 대한 대응이었다면 발상이 유치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선일보는 5일 <포항 검증 美 액트지오가 구멍가게? 소유주, 최대 심해 유전 '가이아나' 탐사 주도>이란 제목의 팩트 체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개발 관련 브리핑을 한 뒤 좌편향 매체들과 인사들을 중심으로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는 4일 “주택에서 개인이 사업자 내고 사업하는 거 같다”며 “국정조사 해봐야 한다”고 말한 방송인 김어준씨의 발언을 인용했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직원이 4명뿐인 유령회사’ ‘가정집이 세계 최고 수준 회사?’ 등의 글이 퍼졌다”고 밝혔다.

 

 기사는 “액트지오는 2016년 미국 휴스턴에 설립됐다. 미국 퇴적학회(SEPM) 회장과 석유 기업 엑손모빌 지질그룹장을 지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소유주(owner)다”,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아브레우 박사는 최대 심해 석유·가스전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 탐사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등 22국의 31개 현장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기사는 “심해 평가 분석은 전문가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협업하는 구조”라며 “여러 업체의 이력과 신뢰도를 체크해 액트지오와 계약을 했고, 복수의 전문가를 통해 평가 분석이 적절했는지 확인했다”고 말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액트지오 설립자이자 소유주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직접 설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세계일보는 3일 <“동해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커지는 산유국 기대감>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석유·가스 매장량은 140억 배럴, 1조4000억 달러(약 1930조원)어치에 달한다.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다. 세계 4위의 원유 수입국이자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하는 우리로서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다”고 말했다.

 

 사설은 “이번 추정 매장량은 이 가스전의 300배를 웃돈다. 우리 경제가 유가만 바라보는 ‘천수답’ 신세에서 벗어날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면서 “금방이라도 원유가 솟구칠 것이라는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유전 발견은 물리 탐사가 아니라 시추로 확인되는 법이다. 시추 성공률이 통상 5∼10%에 불과하고 정부도 20% 정도로 본다”고도 밝혔다.

 

 한겨례는 5일 <‘탐사시추’ 승인 단계 대통령 직접 발표, 정상 아니다>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 승인 사실을 직접 발표한 것은 여러 면에서 이상하다”며 “국민에게 중대 현안을 직접 보고하는 형식의 국정 브리핑을 대통령 취임 뒤 처음 하는 자리에서 발표할 만한 사안이었는지부터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사설은 “발표 내용의 핵심은 대통령이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라면 산업부가 발표하는 게 맞는 일일 것이다”며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에도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정국 운영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지지율이 더 떨어졌다. 이번 이벤트가 그에 대한 대응이었다면 발상이 유치하다. 실망을 더 키울 뿐이다”고 비판했다.

 

권구혁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