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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尹 오찬 초청 거절한 한동훈, 이를 지켜보는 불안한 시선들

尹, ‘한동훈 비대위’ 용산 초청... 韓 “건강 문제로 참석 어려워”
김경율 "윤, 한동훈 초청 의아해…서운함 있을 것“
신평 "韓, 능력 과신이 참패 원인"
홍준표 '배신자' 비난에 침묵 깬 한동훈 "배신이 아니라 용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으나 한 전 위원장이 건강상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두고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권 내에서는 '윤-한 갈등'이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빨리 만나 이를 봉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동훈 비대위’ 초청 의사를 지난 19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통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윤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고 대통령실에서 양자 회동을 하자고 제안한 날이기도 하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초청에 응할 뜻이 있느냐는 언론의 질의에 “지난 금요일 오후, 월요일 오찬이 가능한지를 묻는 비서실장 연락을 받고, 바로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경율 “尹, 금요일 전화해 월요일 초청…이해 안 돼”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2일 윤 대통령의 갑작스런 오찬 초청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에서 "갑작스럽게 일정을 잡은 것도 의아하고 전격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머지 비대위원들에게는 전혀 연락이 없었다"며 "(윤 대통령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먼저 만난 것에 대해서도) 인간적인 서운함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 위원장이 아무리 지금 백수 상태지만, 금요일에 전화해서 월요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부분은 이해가 안 된다"며 "한 위원장이 총선 과정에서 많이 소진돼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인 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만남 요청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이 되느냐는 질문에 "비대위 방에서도 왈가왈부가 있었는데,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직접 연락하면 되실 텐데 비서실장과 원내대표 두 다리를 건너서 하는 것도 전격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이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회담한 것을 두고도 "홍 시장이 회담을 마치고 나서 (한 전 위원장을 향한) 발언들이 대단히 세지 않나"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서운함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홍 시장이 연일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것에는 "홍 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한 전 위원장을 대권 경쟁 후보자로 보고 (비판)하고 있다고 해석한다"며 "정치하는 데 있어서 공공선이라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최근 페이스북과 온라인 소통 플랫폼에서 '셀카나 찍으며 대권 놀이를 했다',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다' 등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강조했다. 한 전 위원장이 공개 입장을 낸 것은 총선 다음날인 지난 11일 사퇴한 후 처음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등판한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적이 없다.

 

김 전 비대위원은 한 전 위원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적어도 당 대표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거다. 출마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1년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구체적인 행동 외에 본인의 목소리는 앞으로 계속 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갑에서 낙선한 김영우 전 의원도 21일 페이스북에 "지금에 와서 한 전 위원장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라며 "결과는 아쉽지만 총선 내내 한동훈은 누가 뭐래도 홍길동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무지막지한 의원들이 청담동 술판 괴담을 비롯해 대통령실과 정부에 폭격을 가할 때 혈혈단신 막아낸 한동훈, 너무 절망적이고 암울한 당에 들어와 비대위원장을 맡아준 한동훈, 그나마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불을 붙여준 한동훈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신평 "韓, 능력 과신이 참패 원인"

 

반면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꼽혔던 신평 변호사는 21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이제 변명은 그만하자. 자신의 잘못에 맞는 책임을 지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전당대회 불출마도 촉구했다.

 

신 변호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한동훈은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의 당헌에서 자당 출신 대통령에게 상당 범위에서 보장하는 당무관여의 권한을 거부했다"며 "이렇게 해 그는 시종일관 당무독점을 기했다. 이는 엄연한 당헌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엄연한 규범위반의 실체를 가리고, 대통령에 맞선 자신의 행위를 인간적 배신행위라고 모는 것은 억울하다는 취지로 말한다. 유치하고 비겁한 변명"이라고 했다.

 

신 변호사는 "이번 국민의힘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은 다른 데 있다. 축약해서 말하자면, 한동훈이 자신의 능력에 대해 가진 과신"이라며 "인생을 좌절 없이 살아온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장 이후 '원톱 체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을 거론하면서 "한동훈은 당내의 우려가 터져 나오는데도 오로지 자신만이 전국 유세의 마이크를 독점했다. 그것은 그가 시종일관 고집한 당무독점의 또다른 발현이었다"고도 했다.

 

신 변호사는 "그는 정치인으로서의 역량에서 조국과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 어른과 아이만큼 차이가 난다"며 "그는 이를 알아차렸어야 한다. 그래서 당내의 다른 가용자원을 동원한다든지 하여 마이크의 다양성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오직 자신이야말로 나라를 구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기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혼자서 선거판을 누볐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제 변명은 그만하자. 자신의 잘못에 맞는 책임을 지도록 하자"며 "그것이 국민의힘을 살리는 길이고, 보수를 살리는 길이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고 강조했다.

 

●발안한 與 "갈등 안 돼…빨리 만나야"

여당 내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가급적 빨리 만나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민의힘 김용태 당선인은 22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간 오찬 불발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계속해서 윤·한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또 당원들로 하여금 불안한 상황을 놓이게 할 것이다. 적절치 않다"며 "계속 갈등을 부추기고 갈라치기 하려고 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한 전 위원장이 오찬 제안 거절 명분으로 '건강상 이유'를 든 데 대해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대통령과 만나지 않는다면 국민들께서 많이 불안해하시고 불필요한 오해가 날 것 같다"며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과 비대위 간 오찬이 빨리 이뤄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국민의힘 강승규 당선인도 "갈등을 자꾸 양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실 일부 참모가 총선 패배 책임을 한 전 위원장에게 돌렸다는 보도에 대해 "이번 총선 패배는 우리 모두가 어떤 면에서 부족했는지 성찰하는 시간이 돼야지 남 탓을 하면 안 된다"고 헀다.

 

특히 강 전 수석은 홍 시장의 한 전 위원장 관련 비판에 대해 "한 전 위원장에게 모든 책임을 미루고 배신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것이 적절한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