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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종교인 1천700명 학살"…진실화해위 첫 확인

전북 기독교인 104명 희생…"북한 정권 사과 촉구" 정부에 권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17일 1950년 6·25 전쟁을 전후로 북한 인민군과 빨치산, 지방 좌익 세력에 의해 종교인 1700여 명이 학살된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이날 “1952년 공보처 통계국이 작성한 ‘6·25사변 피살자 명부’와 교회·교단 기록을 토대로 인민군 등에 의해 희생된 종교인 1700여 명의 명단을 파악했다”고 했다.

 

진실화해위는 전날 열린 제76차 위원회에서 지방 좌익과 북한군 등 적대세력에 의한 전북 지역 기독교인 희생 사건을 진실규명 결정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진실화해위는 1950년 7∼11월 전북 군산·김제·정읍 등 8개 지역의 24개 교회에서 104명이 살해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 가운데 60명은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직후 북한군이 퇴각하던 9월 28일 무렵 희생됐다. 교회 직급별로는 일반 교인이 54명으로 가장 많았고 집사(23명), 장로(15명), 목사·전도사(6명) 순이었다.

 

군산 지역 학살 규모가 28명으로 가장 컸다. 희생자 중에는 ‘국내 제1호 변호사’인 홍재기 변호사와 윤석구·백형남 제헌 국회의원 2명도 포함됐다.

 

특히 정읍에서는 빨치산이 교회와 교인의 집을 불태우고 불길에서 빠져나오는 사람을 찌르는 수법으로 아이·노인 20여 명을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실화해위는 기독교인들이이 1945년 해방 후 우익 단체에서 활동하거나 대거 월남했다는 이유로 좌익에 비협조적인 세력으로 규정됐다고 분석했다. 6·25 전쟁 당시 한국을 점령한 지역 인민위원회가 선전·군중집회 장소로 예배당을 이용하면서 갈등이 빚어졌고, 교인들이 미국 선교사와 가까워 북측이 이들을 ‘친미 세력’으로 여긴 점 또한 학살 배경으로 지목됐다.

 

진실화해위는 북한 정권에 사과를 촉구하고,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도 요구하라고 국가에 권고했다. 피해 회복과 추모사업 지원도 해야 한다고 했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전북 지역 희생 사건 진실 규명을 시작으로 6·25 전쟁 당시 전국적으로 발생한 종교인 희생 사건을 종교·지역별로 분류해 조사 결과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6·25 전쟁 무렵 기독교·천주교·천도교·유교·불교·원불교 등 종교인이 희생됐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 2022년 5월부터 직권 조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