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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정치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 “86운동권은 청산은 시대적 과제...새로운 비전 제시하는 정치세력 등장해야“

바른언론시민행동·민주화운동동지회·신전대협, 31일 ‘운동권 정치 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 개최

 

86운동권 세력에 대해 집중 분석하는 ‘운동권 정치 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가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바른언론시민행동, 민주화운동동지회, 신전대협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86운동권의 반칙과 특권 카르텔을 깨는 힘은 운동권의 정체를 폭로하고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86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며 “이들은 과거 운동권이었다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치의 주류로 자리잡으며, 국민과 민생은 도외시하고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86 운동권 정치인들은) '운동권 카르텔'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회는 물론 정부와 청와대 요직을 장악하면서 권력을 이어 왔다"며 "수십 년에 이르는 기간 386이 486이 되고, 486이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작태, 선량한 동료시민들을 가르치려 들고, 고마움을 강요하는 운동권 정치 세력을 이번에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86운동권 세력은 남로당과 주사파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며 ”이들의 논리대로 역사가 진행됐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 또는 북한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수석은 ”운동권 세력은 사실 공부도 제대로 안 하고 망상에 빠진 채 30년 이상 대한민국의 최고 기득권 세력으로 군림했으며, 이제는 이를 대물림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는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첫 발제를 맡은 함운경 민주화운동 동지회장은 ‘운동권 정계 진출과 특권 세력화의 역사’에 대해 밝혔다. 함 회장은 서울대학교 재학 중이던 1985년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을 일으켜 수감된 바 있다. 그는 ”타락한 운동권 세력의 가장 문제점은 시대적 지진아라는 점“이라며 ”87혁명 이후 37년이 지난 지금에도 독재정권 청산, 죽창가를 외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며 이 세력의 청산은 시대의 과제“라고 했다.

 

함 회장은 ”운동권 세력은 87년 6월 항쟁 이후 의회에 진출하는 이른바 ‘의회 전술’을 구사했으며, 이에 따라 PD계열은 독자 정당 노선, NL계는 기존 정당에 들어가는 방식, 주사파 계열 통진당은 지하 조직을 유지한 채 의회에 진출하는 전술을 택했다“며 ”특히 주사파 세력은 전국연합을 조직해 잔류하고, 그 외 세력은 민주당을 거쳐 복귀의 기반이 된 새정치국민회의에 거점을 마련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명실상부한 좌파 정부이고 운동권 정부였다“며 ”운동권 세력은 국회 및 청와대를 완전히 장악해 문재인 정부 때인 21대 민주당 168명 중 40%인 70명이 학생운동 또는 시민운동 출신이었으며, 이재명은 86세대보다는 박주민, 강위원 등 운동권 끝물세대(70년대 생, 90년대 초반 학번)을 중용하고 있다“고 했다.

 

함 회장은 ”86운동권 세대는 20대에 노동 현장, 농촌, 빈민 지역 등에 투신하는 하방운동 경력을 가지고 30대에 각종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을 건설하고 40대와 50대에는 정치 및 경제 권력을 장악한 전무후무한 세대“라며 ”이들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적 세대는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고 혼인 및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운동권 특권 정치와 이권 카르텔이 원인“이라며 ”대기업 생산직 노조는 노동 귀족으로 비정규직과 청년 세대의 기회를 박탈하며 기업은 노조 전투주의로 인해 상승한 노동비용 압박으로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 사내 하청 및 파견직과 비정규직 확대, 하청업체 단가 인하, 기존 비정규직 임금 억제 등으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함 회장은 ”운동권 세력은 국가에 애착이 없으며 민족을 우선시하는 반대한민국 세력“이라며 ”이를 민주화 투쟁으로 포장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86정치 카르텔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운동권의 정체를 폭로하고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장은 ”86운동권 정체성의 모태는 대한민국은 친일파와 미국에 의해 태어난 태생이 잘못된 종자라는 역사관“이라며 ”이들은 대한민국은 권력욕의 화신이자 권모술수의 달인인 이승만과 친일에서 친미·반공으로 돌변한 기회주의 세력이 합작한 결과라고 인식하며 박정희 시대의 경제 발전은 외채와 민중수탈과 억압으로 이룬 모래성으로 본다“고 했다. 김 소장은 ”대한민국 건국 산업화 주류세력인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과 그 정치적 후예인 보수정당에 대한 적대와 증오로 가득하고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친일청산 실패로 인해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로 보기 때문에 부정과 파괴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사심없는 희생과 헌신으로 민주화 투쟁을 한 운동권 대중과 넥타이 부대 등 수백만 명의 피와 땀과 눈물을 운동권 세력이 어떻게 배신했는지를 폭로해야 한다“며 ”이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운동을 해놓고 이를 슬그머니 민주화 운동으로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1988년 이후 친북통일운동을 하고 2000년 이후 국회-민주당-문재인 정부의 중책을 맡아서 한 일이라고는 대부분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민주주의를 저질로 만들고, 경제와 민생, 청년의 미래를 파괴하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과 9.19남북군사합의의 주역이었으며 정치보복성 적폐청산, 탈원전, 최저임금 폭등, 노도에 대한 견제장치 제거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주역이며 국가보안법 폐지, 북한인권법 제정 반대, 대북 교류사업 등에 주력했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68운동권 세력을 청산하기 위해서는 ”대안 정치 세력, 대안적 서사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서구 68세대와 한국 86세대’를 비교하면서 ”이 두 세대는 모두 스스로의 모순에 둔감(thoughtlessness)하며, 권력주의와 물질주의에 깊이 천착한 정신적 부패 상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서구의 68세대는 물질적 풍요를 누린 세대로 혁명과 폭력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반자본주의 반제국주의의 기치를 높였지만 세계혁명에 대한 열망을 지닌 목적론적 세계관은 전체주의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며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결국 이들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의 86운동권 세대는 87년 민주화 이후 자신들의 정의관, 역사관이 이미 파산된 것이라는 점에 대해 깊이 성찰하지 않았다“며 ”이들은 물질주의와 권력주의에 탐닉하고 있으나 자신의 위선과 현실정치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국 사태, 윤미향, 박원순, 남인순, 김명수, 김상조 등의 행태는 가짜 ‘진보의 신화’를 깨고 진실을 알렸다“며 ”아름다운 ‘민주화’라는 외피의 한 꺼풀 밑에는 탐욕의 거미줄이 무성하고 위선의 악취를 풍긴다“고 했다. 이어 ”이들의 ‘생각하지 않음(thoughtlessness)’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그것을 20세기 전체주의의 기원으로 보았으며,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escape from freedom)’ 즉 스스로 생각하는 대신 우상을 따르고, 떼 지어 약자를 괴롭히는 현상으로 보았다“며 ”민주주의는 민감하고 지적인 체제이며, 지성의 성찰 없이는 유지· 발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을 맡은 김건 신전대협 공동의장은 ”운동권은 상대를 공격할 때는 엄격한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대고 자신이 공격받으면 낮은 도덕성의 잣대로 방어하는 이율배반적인 이중성을 방어기제로 내포하는 특유의 ‘성리학적 사유구조’, 소중화론, 위정척사론 적 세계관을 보인다“며 ”운동권 세력은 전근대적, 유교적 행동 방식을 가졌으며, 반민주적인 ‘선비’들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공동의장은 ”그들은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것만으로 권력과 담론을 독점하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운동권 세력은 민주화 운동으로 얻은 기회와 특권을 내세워 미래세대에게 분배되어야 할 부와 권력을 장기적으로 독점하며 불평등을 생산한다. 이들의 이분법적 선악 논리가 좌우 진영 논리로 연결되어 정치적 타협과 관용을 어렵게 하며 대화와 숙의를 전제로 하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정치 선진화를 저해한다“고 했다.

 

김동규 공화주의아카데미 대표는 ”대학생 운동권 시절 공론장의 힘이 그들에게 권력과 세상을 갖다 주었다“며 ”그들의 권력을 해체하는 작업도 한명한명 붙잡고 설득하고 글을 쓰는 장기간의 작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기 유튜버 배승희 변호사는 ”단순히 선거에서 이긴다고 운동권 카르텔이 청산되는 것이 아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용산에서는 ‘대통령과 장관 10명만 바뀌었지 나머지는 변한 게 없다’는 자조섞인 농담이 나올 정도로 정권교체 후에도 치밀하게 조직화된 운동권 카르텔이 견고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배 변호사는 ”운동권 청산이 구호로 머무르지 않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민사회, 더 나아가 노조 등 각종 이권 카르텔까지 타파할 수 있어야 하는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만이 아니라 시민단체도 합심하여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운동권 청산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