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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적들에 섬멸적 타격 가하고 철저히 괴멸시켜야"...이틀 연속 대남 협박

31일 “핵 무력 포함 모든 수단 동원해 대사변 준비”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전쟁 중인 교전국"

 

북한의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은 1일 군 지휘부에 “(적들이) 반공화국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순간의 주저도 없이 초강력적인 모든 수단과 잠재력을 총동원해 섬멸적 타격을 가하고 철저히 괴멸시켜야 한다”고 했다. 전날 남북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가 아니라 적대관계라고 선포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대남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정은이 전날 인민군 대연합부대장 등 주요 지휘관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적들의 그 어떤 형태의 도발도 가차 없이 짓부셔 버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은 한반도에 무력 충돌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언제든 무력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날 저녁 딸 김주애와 아내 리설주를 대동하고 당정군 간부들과 신년 음악회를 관람했다. 김주애는 김정은의 바로 오른쪽 옆자리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김정은의 공연 관람 관련 사진 21장 중 김주애의 모습이 담긴 것은 총 12장이다. 김정은과 단둘이 찍은 사진이 공개된 것도 김주애가 유일했다.

 

북한 매체는 이날 최선희 외무상이 리선권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대남 관계 부문 간부들과 함께 협의회를 진행해 대남 사업 관련 기구들을 정리하라는 김정은의 지시 이행에 나섰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전날 공개된 연말 전원회의에서 대남 대화 및 공작을 관할하는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 사업 부문 기구들의 정치 및 재편을 지시했다.

 

김정은은 전날인 지난 30일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한민국과의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31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5일차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은 “우리가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통일 문제를 논한다는 것이 우리의 국격과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했다.

 

김정은은 “방대한 쌍방 무력이 대치하고 있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그 어떤 사소한 우발적 요인에 의해서도 물리적 격돌이 발생하고 그것이 확전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현재 조선반도(한반도)에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가 병존하고 있는데 대하여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남조선 것들과의 관계를 보다 명백히 할 피요가 있다”며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하여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의 이런 발언에 대해 “불신과 대결만을 거듭해온 쓰라린 북남관계사를 냉철하게 분석한 데 입각하여 대남부분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한 데 대한 노선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김정은은 북한이 김일성 주석 때부터 주장해온 ‘1국가 2체제’ 통일 방안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수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정은은 “10년도 아니고 반세기를 훨씬 넘는 장구한 세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북한)가 내놓은 조국통일 사상과 노선, 방침들은 언제나 가장 정당하고 합리적이고 공명정대한 것으로, 온 민족의 절대적인 지지찬동과 세계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나 그 어느 하나도 온전한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북남관계는 접촉과 중단, 대화와 대결의 악순환을 거듭해왔다”고 했다.

 

이어 “역대 남조선의 위정자들이 들고나온 ‘대북정책’ ‘통일정책’들에서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의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이었으며 지금까지 괴뢰 정권이 10여 차례나 바뀌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 기조는 추호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고 했다.

 

김정은은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며 “장구한 북남관계를 돌이켜보면서 우리 당이 내린 총적인 결론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통일노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정은은 우리나라 헌법의 영토 규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정은은 “지금 이 시각에도 남조선 것들은 우리 공화국과 인민들을 수복해야 할 대한민국의 영토이고 국민이라고 거리낌 없이 공언해대고 있으며 실제 대한민국 헌법이라는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조선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버젓이 명기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북한의 대남 기구 축소도 시사했다.

 

김정은은 “현실을 냉철하게 보고 인정하면서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며 근본적으로 투쟁 원칙과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