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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연관 부인했던 기시다, 하루 만에 거짓말 들통

일본 아사히신문 5일 기시다 총리와 통일교 관계자들 면담 사진 공개

 

통일교 관계자들과의 면담 의혹을 부인했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해명이 하루 만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5일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정치위원장 시절인 2019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구 통일교) 친선단체 대표를 만났으며, 이 자리에 미국 전 통일교 회장도 동석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아사히 신문은 당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입수해 전격 공개했다.

 

면담 당일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에는 4명이 인물이 나란히 서서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왼쪽부터 가지쿠리 의장, 깅그리치 전 의장, 기시다 총리, 젠킨스 회장이 모두 웃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정치위원장이던 2019년 10월 4일 당 본부에서 일본을 방문 중이던 뉴트 깅그리치 전 미국 하원 의장을 만났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이비 종교의 친목 단체인 ‘하늘평화연맹(UPF)’ 일본 회장 카지쿠리 마사요시(加若吉)와 UPF 인터내셔널 회장이자 미국 교단의 전 회장인 마이클 젠킨스(Michael Jenkins)도 참석했다. UPF는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전 총재와 그의 부인 한학차 씨가 설립한 단체다. UPF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약 150개 지부를 관장한다. 가지쿠리 의장의 아버지인 가지쿠리 겐타로 (梶栗玄太郞)는 제12대 통일교 일본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젠킨스는 2000~2009년 미국 교단의 회장을 역임했다.

 

기시다 총리의 ‘통일교 스캔들’은 지난 4일 아사히 신문이 기시다가 통일교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이날 보도 직후 기시다는 기자들에게 “깅그리치와 만날 때는 수많은 동맹자가 있었기 때문에 한 명, 한 명 누군지 알지 못했다”며 “(UPF 의장과) 명함 교환을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아사히 신문은 다음 날인 5일 기시다 총리가 통일교 관계자 2명과 찍은 사진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기시다는 “동석자는 알지 못한다”며 “사진이 있다고 해도 (누군지 몰랐다는) 내 인식은 바뀌지 않는다”고 거듭 부인했다. 사진은 함께 찍었지만, 통일교 관계자인지 몰랐다고 계속 주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기시다는 동료 의원들의 ‘통일교 유착’ 문제에 대해 가혹하게 처리했다. 지난해 아베 피살 당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자민당 국회의원 379명 전원에게 ‘연관 관계를 밝히라’고 강제했다. 통일교나 유관 단체 모임에 축전을 보낸 것도 모두 공개했다. 당시 연관자 180명 가운데 기시다는 없었다. 통일교와 전혀 연관 없다고 공언해온 기시다가 정작 본인은 통일교 관계자들과 면담을 한 사진이 나왔는데도 “사진이 있다고 해도 (누군지 몰랐다는) 내 인식은 바뀌지 않는다”며 버티고 있는 것이다.

 

한편 교도통신은 통일교 관계자가 2019년 10월 기시다 총리가 젠킨스 회장, 카지쿠리 의장과 자민당 본부에서 면담했다고 확인했다. 당초 가지쿠리 의장은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면담하겠다고 했으나 정조회장이던 기시다 총리로 변경됐으며 이유는 불명이라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