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5.4℃
  • 흐림강릉 27.3℃
  • 흐림서울 27.2℃
  • 대전 24.8℃
  • 대구 26.7℃
  • 흐림울산 29.3℃
  • 광주 26.3℃
  • 흐림부산 29.7℃
  • 흐림고창 26.9℃
  • 제주 27.1℃
  • 흐림강화 26.4℃
  • 흐림보은 25.3℃
  • 흐림금산 25.2℃
  • 흐림강진군 25.7℃
  • 흐림경주시 27.9℃
  • 흐림거제 29.0℃
기상청 제공

윤정부, ‘유령조합원’ 잡아낸다...관련 법령 개정안 입법예고

고용노동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단위노동조합 산하조직 및 세부 사업장별 조합원 수까지 구분해서 밝히도록 개정

 

윤석열 정부가 ‘유령노조’를 잡아내기 위해 노동조합 조직 투명화에 나서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노조가 행정관청에 조직 현황을 통보할 때 단위노동조합 산하조직 및 세부 사업장별 조합원 수까지 구분해서 밝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각 노조는 매년 1월 31일까지 전년도 12월 31일 기준 조합원 수를 행정관청에 통보해야 한다. 정부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노조 조직률 등도 이같은 방식으로 생산된 통계에 기반을 둔다. 그러나 노조들의 ‘셀프 신고’에 의존하다 보니 실제 규모보다 부풀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 8월 “노조 현황이 정확하게 통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조사·분석 과정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노조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대상도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조가 신고하는 조합원 수 현황을 사업장 단위까지 세분화해서 기록하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현행 시행령에도 ‘둘 이상의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단위노조는 사업(장)별로 구분해 통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시행규칙상 서식(노조현황 정기통부서)이 미흡한 탓에 유명무실화됐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개정된 서식은 ‘단위노조 산하조직 및 사업(장)별 조직 현황’을 추가하고 수준(단계)별 산하조직 명칭과 형태, 근로자수, 사업(장)명, 조합원 수 등을 구체적으로 기입하도록 했다.

 

또한 정부가 직접 노조의 조직 현황 통계를 관리하기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되고 있다. 최근 고용부가 발주한 ‘초기업단위 노조 조직현황 실태조사’ 정책연구과제 입찰공게에 따르면 정부는 초기업단위별 상급답체 현황, 사업(장)별 조직현황 및 조합원 수, 기업규모별 조직 현황 등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통해 노조 운영체계를 파악하려 하고 있다.

 

정부가 일련의 조치에 나선 것은 노조 조합원 수 부풀리기나 유령 노조 설립에 따른 부작용을 근절하고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조 조직 현황은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처럼 정부 위원회나 사회적 대화 기구 참여 비율을 결정하는 데 활용되는 등 노동정책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고용부가 올 초 정기통보서를 제출하지 않은 1126곳을 전수조사해보니, 780곳이 실체가 없는 노조로 드러났다.

 

또한 노조가 조합원 수를 부풀리면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를 과도하게 부여받을 수도 있다. 최근 고용부가 타임오프 운영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실제 조합원 수를 초과해 타임오프를 오남용한 사례들이 적발됐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앙일보에 “(복수노조 사업장에선) 단체 교섭에서 내부 투표가 결렬될 경우 과반수 노조가 교섭 대표가 되고, 노조 조합비 수입과도 직결되는 등 조직 현황은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정보”라며 “정밀한 파악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노조의 ‘유령조합원’ 파악을 통해 노동개혁의 한 축인 노조 회계 공시 제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회계공시 시스템에 등록된 노조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노총이 모두 정부의 회계공시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회계 공시에는 자산·부채·수입·지출 등 재정 현황뿐만 아니라 조합원 수 등을 같이 기재해야 한다.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