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타파가 지난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 6일 내보낸 '김만배 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와 관련해 억대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김만배(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신학림(전 언론노조위원장, 뉴스타파 전문위원) 씨 등 두 당사자가 21일 새벽 구속됐다. 검찰이 해당 가짜뉴스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지 9개월 만이다.
뉴스타파가 대선을 사흘 앞두고 보도한 이 '가짜뉴스'는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검찰에 출석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봐줬다는 김 씨의 허위 인터뷰를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이었던 신 전 위원장이 녹취한 것이다. 이 가짜뉴스는 뉴스타파의 첫 보도 직후 좌파 매체들이 앞다투어 확대 재생산했으며, 이후 신 전 위원장이 김 씨에게 1억6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가짜뉴스 보도 대가라는 의혹을 샀다.
조선일보는 24일 <대장동 일당과 정치 매체의 가짜 뉴스 합작, 진짜 배후 있을 것>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 가짜뉴스를 KBS와 MBC를 비롯한 일부 좌파 매체들이 그대로 보도했다”며 “직접 말했다는 브로커 조 씨가 JTBC 기자 등에게 ‘윤 검사에게 조사받은 적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 부인했지만 무시하고 전해 들었다는 사람 말만 보도했다. 가짜 뉴스의 나팔수 역할을 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다른 인터넷 매체는 당시 윤 후보가 조 씨를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전 중수부장의 발언을 보도했지만, 이는 민주당 의원 보좌관의 말이었다. 목소리 당사자까지 조작해 가짜 뉴스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이재명 대표는 김 씨가 신 전 위원장과 허위 인터뷰를 한 직후인 2021년 10월부터 ‘윤석열 커피’를 기정사실처럼 얘기했다. 민주당은 ‘대장동은 윤석열 게이트’라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며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가 허위 인터뷰를 보도하자마자 공식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재명의 억울한 진실’이라는 가짜 뉴스를 유권자 475만명에게 퍼뜨렸다. 사전에 김 씨 등과 통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우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가짜 뉴스는 여론을 조작하고 선거 승패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범죄 행위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아들에 대한 김대업의 허위 병역 비리 주장은 대선 판세를 흔들었다. 2017년 대선 때 드루킹 댓글도 조작된 것이었다”며 “김 씨가 사전에 좌파 언론이나 민주당과 짜고 가짜 뉴스를 만들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다시는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배후까지 파헤쳐 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겨레는 22일 이 소식을 단신 보도했고, 경향신문은 21일 <‘윤 대통령 명예훼손 보도’ 김만배·신학림 구속>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인터뷰 내용은 허위 사실이 아니고, 보도를 전제로 한 인터뷰가 아닌 사적 면담이었다"라는 김 씨 측의 주장과 “신 전 위원장이 뉴스타파에 녹음 파일을 제보한 시점은 유권자 중 거의 절반이 투표를 끝낸 사전투표 이후”라며 "검찰이 대통령실 눈치를 보느라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라는 신 전 위원장 측의 주장을 실었다. 두 신문 모두 이 내용을 사설로는 다루지 않았다.
김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