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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재판, 34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대선 출마 가능?

배심원단 "34개 혐의 모두 유죄"...美 역사상 첫 중범죄 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관련 형사재판에서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았다.

 

뉴욕 맨해튼 법원의 배심원단은 이날 지난 2016년에 발생한 성추문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미국 대선 결과에 불법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34개 중범죄 혐의 모두 유죄라고 평결했다.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약 9시간 동안 논의한 끝에 이같이 판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운동 당시 자신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비용으로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와 성관계를 맺은 일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돈을 준 것도 코언 변호사가 임의로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형사재판 기소돼 재판을 받고, 또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호관찰을 받거나 최대 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담당 재판부의 후안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기일을 공화당 전당대회 나흘 전인 7월 11일로 정했다. 공화당은 7월 15일부터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미국 헌법상 유죄 평결을 받은 후보자의 대선 출마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되더라도 대선 출마는 가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토드 블랜치 씨는 무죄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머천 판사는 거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재판 외에 기밀문서 유출과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 다른 3건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돼 있다. 하지만 나머지 3건의 경우 모두 재판이 연기됐기 때문에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1심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대선 이전에 선고가 나올 유일한 재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성인영화 배우에게 자신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 씨를 통해 입막음 돈을 지급한 뒤 이를 변제하는 과정에서 재정 기록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머천 판사는 배심원 설시 과정에서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에 대해 ‘피고인이 타인에게 범죄행위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요청하거나 도왔다면 타인의 범죄 행위에 대해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트럼프그룹의 사업 기록 34건을 위조했다는 혐의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들 혐의가 단순한 경범죄가 아닌 중범죄가 되려면 해당 혐의가 다른 범죄를 저지르거나 은폐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범죄’란 뉴욕주 선거법 위반 가능성으로 뉴욕 검찰 측은 이번 재판이 대통령 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입막음 돈 지급이 2016년 대선 직전에 이뤄졌고, 이는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은 이번 사건이 선거법 위반 여지가 있으며, 만약 이런 사실이 입증되면 이는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정 밖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것은 부패한 판사에 의한 조작된 재판이다. 진짜 판결은 11월 대선에서 내려질 것"이라며 "나는 무죄이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을 벌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유죄 평결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몰아낼 방법은 단 하나뿐"이라며 "투표장에서"라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이 11월 대선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앞으로 나올 여론조사 결과 등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돼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고 실망감을 키움으로써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고도로 양극화한 미국의 정치 지형 속에 트럼프 측 '정치 박해', '사법 무기화' 주장이 지지층을 한층 더 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