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선거방송 위반으로 지적을 받은 KBS·MBC 등 5개 방송사 프로그램에 대해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7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당시 구성된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구성 기간 동안 의결하지 못한 안건에 대해 ‘관계자 의견진술’을 진행했다. 지난 총선에서 구성된 선방위는 2023년 12월 11일부터 지난해 5월 10일까지 운영됐으며, 이 기간 동안 심의하지 못한 안건은 방심위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날 방심위에 올라온 안건은 선거 전 비공개 여론조사를 언급했다는 지적과 여론조사 필수 고지사항 누락, 오차범위 내에 있음에도 우열을 묘사하는 등의 지적을 받은 6개 프로그램에 대해 위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정수 방심위원은 “여론조사 필수 고지사항은 객관성에 근거해 시청자들의 올바른 판단에 도움이 된다”며 “생방송 중 출연자의 돌발 발언으로 대응이 쉽지 않지만, 방송 중 대응과 사후 대응 등으로 나눈다면 지적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희림 방심위원장도 “조기 대선이 오는 6월 3일로 정해질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많다”며 “필수 고지사항 언급은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올릴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비공개인 정당 여론조사를 언급했다는 지적을 받은 프로그램은 KBS ‘전종철의 전격시사’(지난해 3월 8일 방송)이다. 관계자 의견진술에 참석한 KBS 측은 “방송사의 필수 고지사항 언급에 대한 경각심은 필요하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짧은 방송시간 안에 이를 막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여야 후보 간 여론이 오차 범위 내에 있음에도 우열을 묘사했다는 지적을 받은 MBN '뉴스 7'(지난해 2월 26일·3월 22일 방송) 측은 “’초박빙’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기본적인 실수를 인정한다”면서 “여론조사 준칙사항 등을 교육하고 있지만 나온 실수”라고 해명했다.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는 지난해 3월 11일 방송서 사실과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지난해 2월 19일, 26일, 3월 18일 방송), 동 방송사의 ‘정치인싸’(지난해 4월 7일 방송)와 cpbc(가톨릭평화방송) ‘김혜영의 뉴스공감’(지난해 3월 1일, 21일, 22일, 29일, 4월 9일 등 5일 방송)은 필수고지 사항을 누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cpbc 측은 잘못을 인정했다.
반면, MBC 측은 “방송심의규정에 따르면, 6개월이 지난 방송에 대해 심의할 수 없다”며 “방심위는 근거 없는 심의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류 위원장은 “방심위의 심의는 심의 요청이 들어온 기준으로 삼는다”며 반박했다.
한편, 여론조사 필수 고지사항 누락으로 지적을 받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지난해 2월 22일, 3월 6일, 13일, 26일 29일 등 10일 방송)와 ‘박재홍의 한판 승부’(지난해 3월 1일, 27일 방송)는 방송사의 요청으로 심의가 연기됐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