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읽기]김건희 여사 수사 직후 책임자들 교체...‘인사 시점과 내용 부적절’‘특검 논란 더 지피는 결과" 등 비판 목소리

  • 등록 2024.05.14 13: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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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인사로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점 한 두 가지 아니다”(조선)“이번 검찰 인사가 민심에 부응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어”(동아) “이번 인사는 윤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자 김 여사 수사에 대한 방해로 규정할 수 밖에 없어”(경향) “특검 수사가 필요한 이유 하나 더해져”(한겨레)

 법무부가 13일 검사장급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됐다. 김 여사 관련 수사 실무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4차장 검사도 모두 교체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최근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지휘 라인을 다 바꾼 것이다. 신임 중앙지검장엔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임명됐다.

 

 이날 신문들은 검찰 인사 단행 소식에 “이원석 총장의 임기가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를 단행하는 건 시점과 내용 모두 부적절하다. 특히 김 여사가 관련된 수사를 하고 있는 지휘 라인을 교체한 것은 다른 배경이 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김 여사 수사 지휘 라인 전격 교체, 꼭 지금 했어야 했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송 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이동하는 등 교체된 수사 지휘 라인 검사들이 다 승진하긴 했다. 하지만 그런 통상적인 인사로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검사장급 인사는 보통 1월 말이나 2월 초쯤 이뤄진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지난 2월 취임 직후 ‘인사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송 지검장은 애초 ‘윤석열 라인’이었지만 올해 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 조사 필요성을 주장하다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송 지검장을 교체하려 했지만, 이원석 검찰총장이 반대해 무산됐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 총장을 보좌해온 대검 참모들을 대거 교체하고, 송 지검장까지 전격 교체하면서 모두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사설은 “송 지검장 후임으로 임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파동 때 윤 총장의 ‘오른팔’인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일했던 사람이다. 윤 대통령이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김 여사 관련 수사 책임자로 앉힌 모양새가 됐다. 수사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려 특검 논란에 더 불을 지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檢 김 여사 수사 지휘부 전격 교체, 왜 지금 무슨 의도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인사는 시기부터 예사롭지 않다. 최근 김 여사 관련 검찰 수사는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담당 검사장과 차장들을 한꺼번에 이동시킨 것은 그 의도를 둘러싼 여러 가지 해석과 갑론을박을 낳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지내 검찰 인사에 밝은 김주현 민정수석이 오자마자 고위급 검사 인사가 대규모로 이뤄진 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볼 수는 없다”며 “김 여사를 둘러싼 그간의 의혹에 대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수사와 처분을 바라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다. 과연 이번 검찰 인사가 이런 민심에 부응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최측근에 맡긴 김건희 수사, 윤 대통령은 하지 말라는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검찰 인사 시점과 내용 모두 매우 부적절하다. 이번 인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 남용이자 김 여사 수사에 대한 노골적인 방해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 총장의 임기가 5개월도 안 남았는데 대검 참모진까지 대거 교체된 것은 현직 검찰총장을 한순간에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것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이날 검찰 인사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본심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지난 기자회견에서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질문에 ‘검찰이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 놓고 며칠 안 가 벌인 일이 김 여사 수사 지휘부 전격 교체이니 국민을 이토록 우롱해도 되는 건가”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김건희 수사 라인 싹 물갈이, 수사 말라는 신호 아닌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 여사 수사 지휘 라인은 모두 일선 수사와 거리가 먼 한직으로 발령받았다. 승진으로 포장했지만, 좌천성 인사다”라며 “대신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변인을 지내는 등 충성도가 높은 인물로 알려졌다. 김 여사를 신속히 수사하라는 이 총장 지시는 당연하고 오히려 때늦은 것이었는데 이마저도 응징하겠다는 결기가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제 김 여사 관련 수사는 지휘 라인 교체로 차질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검찰 인사권마저 부인 방탄용으로 사용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이어 대통령의 권한을 철저히 사유화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특검 수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도 하나 더해졌다”고 주장했다.

 

 

 

 

김한빈 기자

김한빈 기자 ejm2010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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