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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칼럼

[오정근 칼럼] 경제정책 근본을 바꿔야 대통령 여당 지지율 추락 막을 수 있다

지난 14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李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33.8% 기록
집값·일자리·빚투 삼중고에 내몰린 청년들… 경제정책 불신 커지며 20대 이탈
경제 정책 근본 바뀌지 않는 한 정부·여당의 지지율 회복 요원

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6%포인트 하락한 33.8%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이후 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3.8%포인트 오른 63.3%를 기록해 취임 후 처음으로 60%대에 올라섰다.

 

연령별로는 20대에서 긍정 평가가 10.2%포인트 급락했다. 진보층에서도 8%포인트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 등 국정 현안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된 데다 진보층과 20대 청년층의 상당 폭 이탈까지 더해지며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여야 지지율이 역전됐다. 리얼미터가 지난 10~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4.5%포인트 오른 42.1%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5.7%포인트 하락한 36.1%로 집계됐다. 민주당이 리얼미터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역전을 허용한 건 6월 4주차 조사 이후 11주 만이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과 2기 개각 인사 논란 등 국정 현안 부담이 겹치며,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연동해 20대 청년층 및 진보층의 큰 폭 지지 이탈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33.8%로 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정당 지지도에서도 여당이 야당보다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집권 여당과 정부에 위기 신호다.

 

정치적으로는 대법관 후보 제청 반려 등 삼권분립 훼손 우려, 검찰청 폐지와 경찰의 무능한 모습 속출에 따른 범죄공화국 우려, 자질 미달 장관 후보들의 연이은 임명 등 수많은 난맥상이 이어지고 있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국격에 맞지 않는 삼류 정치와 훼손되는 공정의 가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과 분노가 쌓이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20대 지지율이 10.2%포인트나 급락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가 큰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청년들이 입주할 수 있는 주택문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까지 8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몇 달간 나타난 일시적인 반등이 아니라 비교적 긴 기간 동안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은 3기 신도시처럼 대규모 신규 택지를 조성할 수 있는 여지가 제한적이어서 주택 공급 물량은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신통기획 재건축도 공급은 2030년 이후에야 가능한 상황이다.

 

올해 2분기 기준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전체 가구는 약 495만 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주택을 소유한 비중은 28.8%인 142만 7755가구로 분석됐다. 2019년 2분기의 35.7%와 비교해 6.9%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무주택 청년 가구는 352만 3775가구로 무려 71.2%를 차지했다. 월세 거주 비중은 같은 기간 35.9%에서 39.6%로 3.7%포인트 상승했다. 주택을 보유한 가구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 반해 월세와 임대주택 거주 비중은 늘어난 것은 청년층의 주거 안정성이 약화됐음을 시사한다. 청년 가구의 주거 면적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39세 이하 가구의 평균 주거용 전용면적은 2019년 2분기 55.62㎡에서 올 2분기 54.11㎡로 2.7% 감소했다.

 

주담대 증가 속도 역시 가파르다. 30대의 차주당 평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2021년 1억 6053만원에서 올 2분기 말 2억 3419만원으로 45.9% 늘었다. 지역별 예금은행의 주택 관련 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다. 전국 연체율은 2021년 0.10%에서 올 2분기 0.28%로 0.18%포인트 올랐다. 서울은 0.09%에서 0.31%, 경기는 0.11%에서 0.30%로 상승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2025년 기준 취약차주 가계대출 잔액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4%로 집계됐다. 비거주 소유주에 대한 세금 중과가 거론되면서 소유주들의 실입주가 증가하면서 월세 물량은 감소하고 월세는 급증하고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청년들은 수도권으로 밀려나고 있다.

 

정부는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공공임대주택 사업에 내년 예산 약 18조원이 투입돼 10만 6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대학 인근에 청년 특화 임대주택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한 기본주택론자로 알려져 있어 앞으로 민간공급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주식시장도 난리가 아니다. 지난 6월 지선을 앞두고 도입된 단일종목 ETF로 인해 주가가 이례적으로 폭등하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역대급으로 이어졌다. 주가가 하락하며 반대 매매를 당한 뒤에도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다 갚지 못해 주식이 강제로 팔린 뒤에도 남은 빚인 ‘미상환 원금’ 규모는 1년 만에 5배 이상 불어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메리츠·삼성·KB·키움·하나·신한투자·대신)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개인 투자자의 반대매매 직후 발생한 미상환 원금은 총 377억957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4억 5588만원과 비교하면 약 5.1배 증가한 수준이다.

 

연초 400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상승세를 타고 6월 19일 9385선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빠르게 밀렸다. 상승장에서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갑작스러운 주가 하락을 맞으면서 반대매매가 속출했고, 일부 투자자는 주식을 팔고도 빚을 모두 갚지 못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 632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빚투’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다. 올해 1~7월 미상환 원금이 발생한 계좌는 모두 7251좌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36좌보다 2.3배 증가했다. 연령대별 분석자료는 나오지 않았지만 FOMO(Fear of Missing Out) 증상이 강한 젊은 층이 많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청년 일자리도 악화일로다. 올해 들어 20대 취업자 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13일 집계됐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20대 취업자는 월 평균 327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7만 2000명)보다 19만 3000명 감소했다. 1∼8월 월평균 기준 20대 취업자 감소 폭은 외환위기 여파가 컸던 1998년(-55만명) 이후 가장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에는 14만 2000명,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에는 11만 1000명보다도 감소 폭이 컸다.

 

20대 취업자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증가하다가 이후엔 해마다 감소폭을 키우고 있다. 전년 대비 감소 폭은 2023년 9만1000명, 2024년 10만1000명, 지난해 17만7000명에 이어 올해는 19만명을 넘겼다.

 

20대 인구 자체가 줄어든 점을 고려해도 고용 부진은 뚜렷했다. 올해 1∼8월 20대 인구는 월평균 555만명으로 전년보다 3.5% 줄었다. 하지만 취업자 수 감소율은 그 보다 많은 5.6%였다. 이에 20대 고용률은 59.1%로 전년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20대 고용률이 6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1년(56.7%) 이후 5년 만이다.

 

연령별로는 20대 초반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1∼8월 20∼24세 월평균 취업자는 92만 4000명으로 작년보다 11만 4000명 감소했다. 고용률은 41.3%로 2.6%포인트 하락해 1∼8월 기준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41.4%)보다도 낮다.

 

본격 취업 연령기인 20대 후반도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25∼29세 취업자는 235만 5000명으로 7만 8000명 줄었다. 고용률도 71.1%로 0.8%포인트 하락했다. 70%선을 웃돌고는 있지만, 2021년(67.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집을 구하기도 힘들고 주식에서 빚더미 위에 올라 앉은데다 일자리마저 구하기 힘들어지는 20대 청년들에게 정부·여당의 지지를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도 기본주택 대출 규제, 반기업 정책은 연달아 외쳐대고 있다. 반면 60대에 접어든 과거의 386세대은 정치권에서도 독야청청을 구가하고 업계에서는 정년 연장을 외치고 있다. 경제정책의 근본이 바뀌지 않는 한 정부·여당의 지지율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이처럼 뒤틀린 정책을 억지로 합리화하며 끌고 가려니 정치는 삼류로 추락하고 있다.

 

오정근 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자유시장연구원장·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

트루스가디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