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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경찰, 실종자 허위종결 막기 위해 사진·지문으로 증빙자료 남긴다

대면 신원 확인 후 사진 촬영… 거부 땐 지문 확보
소재 알리고 싶지 않을 시엔 미통보 의사 시스템에 첨부
시행엔 찬반 의견 나뉘어… "시행 어려운 수준 아냐" vs "행정 부담 커져"

 

경찰이 제주도에서 발생한 실종자 허위종결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으로 실종자를 직접 대면해 사진이나 지문 등을 통해 증빙 자료를 남기는 등 절차를 강화할 것으로 4일 알려졌다.

 

4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경찰 실종업무 개선사항'을 전국 시도경찰청에 하달했다.

 

지침에는 실종자를 발견한 경찰관이 직접 대면해 주민조회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뒤, 안전 확인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 촬영을 요청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은 가능하면 실종자의 현재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가게 간판 등 주변 표지물이 함께 나오도록 촬영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첨부하도록 했다. 개인 휴대전화로 촬영했다면 시스템에 등록한 뒤 해당 사진은 삭제한다.

 

다만 촬영을 거부하면 중단하고 경찰 업무용 스마트폰의 신원확인 앱이나 휴대용 지문인식 스캐너 등을 이용해 지문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하도록 했다.

 

가출인이 가족 등 보호자에게 자신의 소재를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의사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미통보 의사를 문자메시지나 확인서 등으로 남겨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첨부하도록 했다.

 

이 같은 절차는 제주 실종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자체 점검에서 확인한 기존 실종사건 관리체계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에는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사건을 입력하더라도 담당자가 형사과장 등 관리자의 승인 없이 임의로 종결할 수 있었다. 형사과장이 종결 적정성을 검토할 때도 112 처리내역이나 사망확인서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 없이 담당자의 보고만을 토대로 판단하는 등 실질적인 관리·감독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실종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 등으로 안전 여부만 확인한 뒤 사건을 종결하는 관행도 일부 남아 있었다. 최근 3년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접수된 사건의 종결률은 매년 99% 이상이었다.

 

경찰은 이에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사건 약 31만건을 대상으로 허위·부실 종결 여부에 대한 전수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비대면 종결 등 허위 종결 가능성이 높은 사건을 분류해 실종자의 안전 여부와 처리 적정성을 다시 확인하고 있으며, 오는 11월까지 점검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현장에서는 강화된 절차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업무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서울의 한 지구대 경찰관은 "기존보다 다소 번거로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제주 사건 이후 예방책으로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사진 촬영을 거부해도 다른 확인 방법이 있어 실무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충청지역의 한 경찰관은 "단순 가출 사건까지 처리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해야 하고, 실종자를 찾아 안전을 확인한 뒤에도 이를 입증하기 위한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현장에 세부 절차가 추가되다 보니 행정 부담이 커진다는 불만도 있다"고 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