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장관직에서 사퇴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저에게 내려진 국민의 뜻을 받들기로 했다"며 "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각오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같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1951년 생으로 나이가 많지 않냐는 우려를 의식한 듯 출마 선언 자리에 여러 젊은 청년들을 대동했다.
김 전 장관은 "탄핵은 헌정질서 안에서 내려진 최종 결정이므로 그 결과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임기 중에 파면되는 것을 보면서 국정을 책임지고 있던 국무위원으로서 비통한 심정과 책임감을 금할 길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탄핵 국면에서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저 김문수에 대해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다"며 "얼마나 사람에 목이 마르시면 저에게까지 기대를 하시나 하는 안타까움으로 가슴을 쳤다"고도 호소했다.
김 전 장관은 또 "폐허 위에도 꽃은 피어난다. 화마가 할퀴고 간 산골짜기에도 희망의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며 "다시 싸워서 승리하자. 무기력한 당과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꾸는데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때 감옥 안에서도 자본주의는 실패할 것이라 믿었지만 시장경제는 역동적으로 발전했고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제 나이 마흔 살이 되어서야 공산국가들이 붕괴되는 것을 보고 혁명가의 길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후 그는 유신 반대 투쟁에 나섰다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기도 했다. 노동운동의 살아있는 전설로 꼽히는 김 전 장관은 그의 배우자 설난영 씨도 결혼 당시 모 회사 노조위원장이었다.
김 전 장관은 "이 땅의 좌파들이 반미를 민족주의로 포장하고 사회주의를 보편적 복지로, 현금살포 포퓰리즘을 경제 살리기로 둔갑시킬 때 저 김문수는 늘 앞장서 싸웠다"며 "그것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중민주주의 깃발 아래 친북, 반미, 친중, 반기업 정책만을 고집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세력이 우리 사회에 잔존하고 있다"며 "체제 전쟁을 벌이며 국가정체성을 무너뜨리려는 세력에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또 "제 스스로 깨끗해야 남 앞에 설 수 있다는 신념으로, 부정한 돈을 받아본 적 없다"며 "3선 국회의원과 두 번의 경기도지사 재임과 장관직을 지냈지만 제 재산이라고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24평 국민주택 아파트 한 채와 약간의 예금이 전부"라고 청렴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이재명을 상대하기에는 가진 것 없는 깨끗한 손 김문수가 제격이 아니겠나"라고 자신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자본, 노동, 기술에 대한 과감한 혁신과 개혁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새로운 도약으로 이끌어 가겠다"며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 ▲지방균형발전 ▲국민연금 및 의료개혁 등을 약속했다.
그는 "대통합이든 대연정이든 나라가 잘 되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한다. 저 김문수는 성실하고 순수한 삶을 살려고 노력해왔다"며 "제가 나서 새로운 전진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