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뉴스데스크’(지난 18일 방송)가 군이 종이관과 영현백을 준비했다는 보도를 한 것에 대해 내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군단 소속의 한 군무원이 종이관 1000개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영현백 3000개는 군이 실제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노동조합(제3노조, 위원장 강명일)이 19일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헌재 판결을 앞두고 정치적 긴장이 극에 달하는 가운데 MBC가 또다시 못된 버릇을 드러내며 도발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 메모에 나오는 정치인 등 ‘수거대상’과 처리방안 내용 등을 언급함으로써 마치 군이 ’12.3 비상계엄’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고 종이관과 영현백을 준비한 것처럼 몰아갔다”고 비판했다
제3노조는 2군단에서 구매하려 했다는 종이관에 대해 “기본적으로 보도 내용의 객관성과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MBC가 업체 관계자의 실제 문자를 확인한 것인지, 혹은 제3자가 정리해서 제보한 내용을 MBC가 CG로 재구성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만약 제보를 바탕으로 했다면 업체 측에 확인을 했어야 하고, 문자 내용을 재구성했다면 ‘재구성’이라고 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현백 구매에 대해서는 “이런 식이면 지난해 특전사 등이 조달한 소총과 실탄도 계엄용이라고 주장할 텐가”라고 반문했다.
노조는 “이 내용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만들어준 자료로 확인됐다“며 ”우리 노조는 이런 이유 등을 들어 이 보도가 민주당 등 탄핵찬성 세력과 MBC가 공조해 만들어낸 선동용 보도라고 의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망상이 담긴 노트의 내용을 들이대고, 구체적인 시간과 수치와 지명 등을 제시해 군이 계엄용 민간인 사살을 준비한 것처럼 몰아간 것은 전형적인 음모론 제작 수법”이라며 “지난 서울 시장 선거 당시 나온 생태탕 논란 등에서도 나타난 구체성을 가장한 음모론이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MBC는 앞서 지난 1월에는 ‘PD수첩’에서 ‘계엄이 실행됐으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라는 가상의 시사물을 만들기도 했다”며 “시사보도를 상상의 차원으로 변질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사안을 앞두고 물불 안 가리고 민주당 편에 서는 정파성의 못된 습성이 또다시 재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