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경호처장, 경찰 출석…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해 달라"

  • 등록 2025.01.10 16: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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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수단 3차 소환 통보만에 10일 출석하며… "경찰 수사 거부한 게 아니다"
"경찰 출신인 내가 경찰 수사 거부하면 어느 국민이 수사 받겠나, 변호인 꾸릴 시간 필요했다"
"대통령 체포 영장 지금처럼 하면 안돼…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진 출석했다. 박 처장은 경찰 소환을 거부한 게 아니라 변호인을 준비하느라 출석이 늦어졌을 뿐이라고 해명하면서, “경찰 출신인 내가 경찰 수사를 거부하면 어느 국민이 경찰 수사를 받겠나”라며 진정성을 호소했다.

 

박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했다는 이유로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박 처장은 "우선 현재 정부기관끼리 이렇게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대해 많은 국민께서 걱정이 크실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그동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드려 정부 기관 간에 중재를 건의드렸다"며 "또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는 수사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라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 소환 조사에는 처음부터 응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변호인단의 준비가 다소 늦어져서 오늘 응하게 됐다"며 "경찰이 친정인 제가 경찰 소환을 거부하고 수사를 받지 않는다면 국민 누가 경찰의 수사를 받겠나. 수사기관으로서의 경찰의 위상을 저는 존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이 적법했다고 보는가’란 질문에는 "수사 과정에서 서로 법리적 논쟁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을 계획이냐' '적법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막은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구체적 내용은 수사 과정에서 상세히 소명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4일과 7일 박 처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박 처장은 응하지 않았고 이번 3차 출석요구에 응했다.

 

경찰은 박 처장과 김성훈 경호처 차장, 본부장 2명 등 경호처 지휘부 4명을 지난 3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박 처장은 내란 혐의로도 입건됐다.

 

심민섭 기자

송원근 기자 wksong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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