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MBC ‘뉴스데스크’(지난 7일 방송)를 향해 “악의적 사실 왜곡한 리포트 삭제해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곡보도는 삭제되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그는 “MBC가 메인 뉴스에서 명백한 왜곡 보도를 했다”며 “어제(지난 7일) 행사장에서 MBC 기자가 갑작스럽게 한남동 전체 차로 점거 시위에 대해 질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찬성과 반대 시위대 양쪽 다 위법은 있으면 안 된다고 답했는데도 MBC는 제가 진보 시위대만 처벌하려 하는 것처럼 보도했다”며 “악의적인 사실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MBC를 향해 “공영방송이 진영논리에 빠져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인데 사실을 외면하고 악의적인 조작 보도까지 하고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문제 보도를 즉각 삭제하라”고 밝혔다. 그는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에서 삭제된 질문과 답변이 담긴 영상도 댓글을 통해 공개했다.
오 시장이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올린 영상에는 한 MBC 기자와의 문답이 담겨있다. MBC 기자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에) 둘 다 불법 점거를 한다고 생각하면 둘 다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오 시장은 “그렇다. 어떤 경우에도 위법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또한 오 시장이 민주노총의 한남대로 전 차선 점거에 경찰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한 것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영상에는 ‘전 차선 점거는 민주노총만 했고, 탄핵 반대 측은 3차선 집회 요청 후 이를 어긴 적 없다’고 밝혔다. 민노총의 차선 점거에 대해서는 시위에 3차선만 요청했으나 이후 10차선 모두 점거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에서 그는 경찰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한 것에 대해 “한남오거리 근처는 하루에 차량이 10만 대 이상 통행하는 간선도로”라며 “전 차선을 가로막고 통행을 못 하게 하는 것은 서울 시민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미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영상을 통해 ‘경찰 폭행은 민노총이 3건, 탄핵 반대 측은 1건”이라며 “경찰관 폭행은 무겁게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에 재발되지 않도록 앞으로 법 위반은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7일 <한쪽 시위만 찍어 ‘불법’‥오세훈, 극우 향하나>라는 리포트를 보도하며 오 시장을 비판했다. 김수지 앵커는 “관저 앞 시위대가 차로를 점거하고 경찰을 폭행했다며 탄핵 촉구 집회를 콕 집어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다”며 “똑같이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을 폭행했던 극우 단체 집회에 침묵한 것은 물론이고, 이 사태를 만든 내란 혐의의 우두머리인 대통령에 대해선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해당 리포트의 MBC 기자는 “(오 시장이) 유독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만 겨냥해 불법이자 공권력의 무력화라고 썼다”며 “똑같이 도로를 점거했고, 경찰 폭행 신고가 접수됐던 극우 단체 시위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오 시장의 페이스북을 언급하며 “하지만 그로부터 보름이 지난 뒤 오 시장의 행보는 SNS에 적은 글과 반대로 극우 핵심 지지층을 향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MBC 기자가 언급한 오 시장의 페이스북 글은 지난달 16일과 18일에 게재한 것이다. 오 시장이 지난달 16일에 올린 글은 ‘하나가 됩시다’라는 제목으로 ‘지금은 편가르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는 내용이다. 또한 지난달 18일에 게재한 글은 ‘자멸의 길, 회생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진영의 핵심 지지층과 국민 일반 사이에서 간극이 크다면 당연히 '보편적 시각'과 '상식'을 기준 삼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