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자당 의원들 다수가 지난 4일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국회로 못 들어가게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의원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런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어떻게 일찍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들이 부랴부랴 국회 경내로 들어오려고 했을 때 이미 민주당 지지자들로 국회가 모두 포위됐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일부 (국민의힘) 위원들은 국회 경내로 들어가려다가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심한 말을 듣고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우리 모두 당사로 복귀해 해제 요구를 (했다). 그래서 저희가 당사에 있었지만 똑같은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위원들이 해제 요구에 모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해서 해제 요구에 반대한 것도 아니었다”며 “이 방에 어느 위원도 대통령의 계엄을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위원은 아무도 없다. 대통령께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제 차분해져야 한다”며 “계엄 사태를 지나서 이제는 탄핵 절차가 끝났다. 헌법 절차, 법의 절차가 있다. 거기에 맡기고 우리는 국회에서 해야 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지금 국민 때문에 못 들어왔다는 것인가”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당사로 오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고성으로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당 의원들 중 대다수가 해제요구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국회가 통제된 것도 있지만, 계엄 당시 국회 경내로 들어가다가 민주당 강성지지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으로부터 심한 욕설과 테러위협으로 접근자체가 불가능한 사정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 상황이 이어지자 당에서는 의원들에게 당사 소집 공지를 했고 당사에서 대통령실에 계엄해제 의견을 당론으로 전달했다”며 “국회 해제요구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제요구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민주당 의원들은 본질을 호도하며 내란공범자나 계엄찬성자라는 식의 도를 넘은 선동정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