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나 걸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징역 2년을 확정받자, 재판 지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선일보는 “법원의 재판 지연은 조 대표가 국회의원이 되는 불의를 만들었다”고 비판했고, 매일경제는 “2심에서 구속되지 않아 오히려 원내 제3정당 됐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13일 <의원 된 조국 이제야 징역형, 재판 지연은 불의 돕는 것>이라는 사설을 통해 “그는 ‘선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끝내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재판 중에 회고록까지 낸 뒤 북 콘서트를 열어 책을 팔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심 선고 직전엔 ‘비(非)법률적 방식의 명예 회복’을 선언하더니 자기 이름을 딴 당을 만들어 총선에 나섰다”면서 “그러고는 당 강령에 ‘입시 기회 균등’을 내걸었다. 그의 딸도 유튜브에 나와 ‘떳떳하다’며 물품 판매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 명백한 증거가 많았다. 그런데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에게 이 사건을 맡기면서 재판이 끝없이 지연됐다. 1심만 3년 2개월이 걸렸고, 2심도 1년이 걸렸다”며 “2심 재판부는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 구속하지 않아 그가 국회의원이 되는 길을 열어줬다. 법원의 재판 지연이 이런 불의를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일경제도 이날 <조국 유죄 확정…지연된 판결이 부른 정치왜곡>이라는 사설에서 “검찰이 조 대표를 최초 기소한 것은 2019년 12월, 1심 유죄 판결이 난 것은 그로부터 3년 2개월이 지난 2023년 2월이었다”면서 “문재인 정권 때 여권 인사들의 늑장 재판은 비일비재하지만 조 대표가 특히 압권”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당선 무효형이 나온 피고인이 선거에 출마하는 것, 그 정당이 선전하는 것 자체가 정치 양식의 타락을 방증한다”며 “동시에 법원 판결이 지연될 때 어떤 정치 왜곡을 부르는지 이만큼 잘 보여주는 사례도 드물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지 2년 2개월 만에 나온 늑장 1심 판결에서 당선 무효형이 선고됐다”며 “그 후 계엄 사태가 발발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측했다. 사설은 “이 대표는 유력한 대선주자인데 2심과 3심 판결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며 “재판 지연으로 인한 정치 왜곡이 급기야 대선까지 흔들 판”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자녀 입시비리 유죄 확정…조국 논란, 더 이상 호도 안 돼>라는 사설을 통해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부 중반기 정치·사회 지형을 뒤흔든 초대형 사건이었다”며 “문 전 대통령의 낙점을 받아 검찰총장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 갈라선 분기점이었고, 상당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이 사태를 계기로 문 정부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였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조 대표를 감쌌던 이들도 판결 의미를 새겨야 한다. 조 대표 혐의 중 유죄로 확정된 것은 7개”라며 “그럼에도 ‘표창장 하나 위조했다고 징역형이냐’는 식의 호도와 여론몰이가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통했던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종 결론이 나온 이상, 조 대표를 옹호했던 이들도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고 논란을 정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는 <5년이나 끈 조국 재판 … 늦었지만 더 큰 혼란은 막았다>라는 사설에서 “늘 정의와 공정·평등을 입에 달고 다녔지만, 정작 본인은 자녀의 좋은 학교 입학을 위해 인턴 경력 등의 서류를 조작하고 제출한 사실이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됐다”며 “입시 제도의 근간을 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평범한 부모를 둔 학생들에게 허탈감을 안겼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맞아 조 대표는 선고를 미뤄 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나마 더 큰 혼란을 차단한 재판부 결정은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