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를 송출한 방송사 중에서 MBC와 연합뉴스TV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자막을 내보내 논란이다. MBC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싸우겠다”는 자막을 썼고, 연합뉴스는 “이 나라 완전히 부술 것”이라는 자막을 사용했다. 해당 자막은 윤 대통령이 했던 발언을 함축적으로 줄이다가 나온 실수로 보이지만,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윤 대통령은 12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때 윤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는 발언을 MBC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싸울 것’이라고 자막을 사용했다. 마치 윤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싸움을 걸겠다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오정환 MBC노동조합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 자막은 함축적이되 내용이 분명하게 작성해야 한다”며 “중의적이거나 애매한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막 작성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그걸 몰랐을지 의문”이라며 “알면서 그랬다면 죄악이고, 몰랐다면 방송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만일 망국적 국헌 문란 세력이 이 나라를 지배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라며 “위헌적인 법률, 셀프 면죄부 법률, 경제 폭망 법률들이 국회를 무차별 통과해서 이 나라를 완전히 부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TV는 이를 ‘이 나라 완전히 부술 것’이라고 줄여 자막을 달았다. 이에 대해 민경욱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진정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나”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을 하면 나라가 절단날 것이라는 말을 이렇게 쓰면 윤 대통령이 나라를 부수겠다는 결의를 밝히는 것 같이 보이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심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