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을 두고 내분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김기현 전 당대표는 한 대표가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집행정지가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해 “귀를 의심했다. 보수 궤멸을 앞당기나”라고 반발했다. 윤상현 의원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고 나섰다.
"지난 계엄령 선포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 등을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유로 체포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 등을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유로 고교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체포하도록 지시했던 사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위해 정보기관을 동원했던 사실을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통해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 방첩사령관이 그렇게 체포한 정치인들을 과천 수감 장소에 수감하려고 했던 구체적인 계획이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여러 경로로 공개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제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번 탄핵안이 통과되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새로이 드러나고 있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불법에 관여한 군 인사 인사조치를 하고 있지 않고, 여 방첩사령관조차 인사조치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불법 계엄이 잘못이라고 인정하지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 이번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 행동이 재연될 우려가 크다"며 "그로 인해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큰 위험에 빠트릴 우려가 크다. 지금은 오직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만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기현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한 대표를 정면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김 전 대표는 “불과 하루 전 준비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탄핵을 막겠다더니, 오늘은 국민을 지키기 위해 탄핵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대통령 탄핵이 어린아이 손바닥 뒤집듯 할 수 있는 가벼운 사안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토록 이야기하는 ‘국민’은 한 대표 자신의 무책임과 소신 없음을 포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가”라며 “필요할 때는 ‘집권여당의 책임’ 운운하며 한 몸을 강조하고서는, 상황이 불리해지면 재빨리 손절매해버리는 것이 ‘한동훈식’ 정치라면 저는 우리 당원 및 보수우파와 함께 단호히 배격하겠다”고 맞섰다.
윤상현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의 말에 대해서 당론으로 채택된 걸 어떻게 혼자 저렇게 하나(뒤집나)에 대한 중진분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 주장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없었다. 한 대표가 혼자 말하기 전에 중진들과 당연히 협의해야 하는데, 그게 전혀 안 됐다는 성토도 있었다"고 말했다.
송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