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칼럼] 탄핵 발톱 숨긴 채상병 특검 논란

  • 등록 2024.05.14 17: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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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9일 집권 2주년 기자회견에서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채상병 특검법) 등 특검법에 대해서는 일단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이런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라며 “진행 중인 사법 절차 지켜보고, 수사 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 믿고 더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공수처 수사 지켜보고 거기서 수사가 미흡하면 내가 먼저 특검을 요구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야당의 공세는 거세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법안은 대통령이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14일 또는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에 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은 지난 10일부터 '채 해병 특검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을 선포하고 국회 본청 앞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국무회의 전날인 13일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을 찾아 '채 해병 특검법 공포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9일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들이 총선에서 윤 정부에 분명한 어조로 야당에 192석을 몰아줬고 정권 심판을 했다"며 "더 심한 정치적 결정까지 단 8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탄핵 소추에 필요 의석인 200석을 직접 거론하며 윤 대통령의 탄핵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한 셈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한 언론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채 해병 특검을 통해 해병 대원 사망 사건에 윤 대통령의 관여가 확인되면 대통령 탄핵 사유"라며 "윤 대통령 본인이 수사 대상이 될 뿐 아니라 탄핵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당은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21대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해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 만들기' 작업을 시작한 셈이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대사 임명 건도 채상병특검법하고 연관이 돼 있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사건 관련자를 해외로 빼돌리려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재의요구권을 요구해서 재의결이 이루어질 경우에 국민의힘에서 상당수가 이탈해서 가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낙천, 낙선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58명에 달하는데 만약에 거부권을 행사해서 재의결이 되는 시점이 예정돼 있는 국회 본회의가 5월 28일인데 임기가 그다음 날 5월 29일날 끝난다.

 

임기만료 하루 앞두고 국회 본회의가 열려서 정치적으로 아주 민감한 현안을 처리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경우다. 만약 그렇게 되면 내일이면 정치를 떠나야 하는 의원들 입장에서 본다면 무엇보다도 정부 여당 특히 윤 대통령의 뜻보다는 민심을 더 좇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재의결을 할 경우에는 무기명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설사 낙천, 낙선자뿐만 아니라 22대에서도 계속적으로 의원직을 이어갈 국민의힘 당선자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야당이 추진 중인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재표결이 이뤄질 경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탄핵 카드로 사실상 윤 대통령을 협박하고 있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총선 승리 후 민생보다 정치적 법안 통과에만 주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법안 통과를 용이하게 하고자 국회 관례를 깨고 22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은 물론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까지 독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미 22대 국회에서 각종 특검법 뿐만 아니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22대 국회 개원 후 6개월 안에 법안을 모두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처리하고,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 처리도 벼르고 있다.

 

이런 미묘하고 어려운 시기에 동아일보는 14일자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지난해 8월 총 26차례 통화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도를 해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공수처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로부터 채 상병 수사기록을 회수해오고,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대통령실 개입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비서관과 유 법무관리관은 지난해 8월에만 총 26차례에 걸쳐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첫 통화가 이뤄진 8월 2일은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던 수사 결과를 국방부가 회수해왔던 날이다.

 

이후 회수한 수사 결과를 국방부 조사본부가 재검토하기로 결정 및 추진한 8월 9일 전후에 통화가 집중됐다. 해병대 수사단 조사 내용을 윤석열 대통령이 질책했다는 이른바 ‘격노설’이 언론 보도로 처음 언급된 8월 말경에도 이들은 10여 차례 통화를 했다. 주요 국면마다 통화가 집중된 셈이라는 것이다. 유 관리관은 공수처 조사에서 이 비서관과 8월 2일 한 첫 통화에 대해 “일반적인 사법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2일 유 법무관리관은 이 전 비서관의 전화를 받았고, 같은 날 경찰과 수사 결과 보고서를 회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유 법무관리관에게 사건 회수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공수처는 유 법무관리관이 이 전 비서관의 지시를 받고 채 상병 사건을 회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한편, 8월 전반에 걸쳐 대통령실이 국방부의 채 상병 사건 처리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 출신인 법조계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이 지휘체계에 없는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대통령실이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광범위하게 개입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공수처는 현재까지 유 법무관리관, 박 전 직무대리,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주요 피의자들을 불러 사실관계 등을 확인한 상태다. 공수처는 앞으로 이 전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등도 조사하면서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방부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선행되고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가 확실해질 때 대통령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우 민감한 시기에 아주 민감한 보도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특검과 국조로 날이 새고 지는 세월을 살게 됐다.

 

지난 4년 동안 큰 선거가 5차례 있었다. 총선-서울·부산 시장 보선-대선-지선-총선 순이다. 크고 작은 정권들이 바뀐 이 5번의 선거에서 민주당은 처음과 끝 총선만 2번 이겼다. 나머지 중간 3번은 국힘이 축배를 들었다. 이재명과 민주당, 조국당, 개혁신당도 승리에 취해 입법부를 힘으로 점거, 특검과 국조 판으로 밀어붙이면 다음 큰 선거에서 반드시 대패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과 국힘은 더욱더 공정하고 솔직하게 특검 공세에 대처하는 한편 야권이 정치공세 올인하느라고 외면하고 있는 극도로 어려워진 민생회복에 주력하면서 민심을 도로 찾아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 민심은 민생에 좌우되고 있다.

 

야권이 폭주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말이 '총선 민의'다. 자신들이 주도하는 정쟁적 법안이 모두 민심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총선득표기준으로는 45%가 국민의힘을 여전히 지지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울러 2017년 박근혜 탄핵쟁취에 도취되어 탄핵을 다반사로 주장해서도 안된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탄핵을 주장하는 사안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되는지 엄밀히 검증되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민민주주의의 유혹에 현혹되어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 벌어져 자유대한민국은 돌아오기 힘든 나락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바른언론시민행동 공동대표)

 

양연희 기자 taka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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