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국적 표기법’, ‘가짜뉴스방지법’ 등 대책 마련 시급

  • 등록 2023.10.05 1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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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다음의 우회접속과 매크로 조작 사태로 드러난 여론조작 가능성 대비
여론조작으로 선거에 까지 영향 미칠 가능성
야당은 “포털 옥죄기...호들갑” 반대 모양새

 

포털 다음을 통한 해외 우회 접속과 매크로 조작 사례가 여론 조작에도 동원돼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부 여당이 방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이 문제는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올 국정감사에서도 최대 이슈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도 5일 본지와 통화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작에 취약한 포털의 약점이 또다시 드러났다”며 “확실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총선에서 어떤 일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가장 시급히 추진되고 있는 방안은 당정 차원의 ‘가짜뉴스방지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방송통신위원회의 긴급 현안 보고 후 “방통위를 중심으로 법무부·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 부처와 함께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시급히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여당이 추진하는 일명 '댓글 국적 표기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제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올 초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 작성자 접속 장소를 기준으로 국적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을 대표 발의했다. 총선 등 정치선거를 앞두고 중국·북한 등 국외에서 유발될 수 있는 여론 조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입법 시도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SNS 계정에 "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해 댓글 조작이나 여론조작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법안은 포털 댓글에 접속지 국가명을 표시하고 가상사설망(VPN) 접속 시에도 우회접속 여부를 표시하도록 규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방통위는 국내 포털이 여론 조작에 취약한 구조를 드러내고 있어 ‘맞춤형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음·카카오는 비 로그인 상태 사용자의 1인당 응원 클릭 횟수 무제한 허용으로 인한 실수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그만큼 포털 서비스들이 특정 세력의 여론 조작에 취약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에 따라 포털 댓글에 국적을 표시하도록 하는 등 투명성을 일부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위에 의하면 지난 1일 한중전 경기 전후로 다음 응원 페이지에 뜬 ‘응원 클릭’ 약 3130만 건(확인 IP 2294만 건)을 긴급 분석한 결과 댓글 중 약 50%는 네덜란드, 약 30%는 일본을 경유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범부처 TF가 국내외 포털 사업자들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법안 마련 등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김 대표 등이 발의해 국회 계류 중인 법안 등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기술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VPN 사용자를 100% 감별해 차단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VPN은 개인이나 특정 기업이 사적인 목적을 위해 전용 회선을 설치하고 사설 IP 주소를 부여해 만든 근거리 통신망(LAN)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거주 지역이나 나라 표기를 바꿀 수 있다.

 

인터넷 업계 역시 정부의 규제 입안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다. 한국인터넷협회 관계자는 “인터넷 기업들이 우회 접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적 장치와 막대한 비용 투입이 요구된다”면서 “투입 대비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정부 여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포털 옥죄기’라고 반발하는 모양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스포츠 경기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높았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조작 운운하는 것은 호들갑”이라며 “포털을 검열하고 여론을 통제하기 위한 억지 근거로 삼으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는 4일 한국-중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아시안게임 8강전(지난 1일) 당시 네덜란드와 일본의 2개 IP에서 1989만 건의 매크로를 활용한 응원 클릭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또 서비스 전반에서 어뷰징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니터링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 같은 규제와 관련해 인터넷 업계 안팎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포털 사업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대표의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댓글의 국적이나 우회 접속 여부를 표시하지 않을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VPN을 이용해 우회 접속할 때 작성자가 국가명을 조정할 수 있어 역효과가 크다는 반론도 있다.

 

 

백림 기자 gldus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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